대통령 취임하며 떠난 지 3년만에 복귀…"국가비상사태 계속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술탄 대통령제' 개헌에 성공한 지 한달 여만에 집권당 당수직을 차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당시 헌법에 따라 당적을 상실한 후 약 3년 만에 당수 지위를 되찾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당대표직에 오르며 국가비상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작년에 국가전복 모의로 249명이 순국했고 2천193명이 다쳤다"면서 "어떻게 감히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라 요구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정당성 논란 속에 국민투표로 개헌안이 가결됨에 따라 터키의 정치권력구조가 의원내각제에서 바뀌고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헌 국민투표 결과가 확정되자마자 지난달 2일 당적을 회복했고, 이날 특별전당대회로 당대표직도 차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개헌 성공으로 행정·입법·사법 3권에 걸쳐 강력한 권한을 틀어쥐고 2030년대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명목상의 당대표를 맡은 동안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실상 당을 지배했으나 이날 당대표로 선출돼 명실상부한 당의 최고 실력자에 등극했다.
AKP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압둘라 귈 전 대통령이 2001년 창당했다.
중도우파 또는 우파로 분류되는 AKP는 보수주의와 이슬람주의를 내걸고 대중주의 정책을 펼쳐 서민층에서 굳건한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에르도안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당을 이끌며 2002년 이래 모든 총선에서 내리 승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일 당적 회복 후 "나는 오늘 내 집, 내 사랑, 내 열정에 돌아왔다"며 "(돌아오려는) 갈망은 979일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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