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견기업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중소기업청이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대상 범위를 '모든 중견기업'에서 '매출액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기로 한 것은 제도의 설립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오랜 검토와 협의를 거쳐 확정한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이유를 알 수 없고, 핵심 대상인 대다수 중견기업을 누락해 제도의 실효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란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견기업특별법 개정안'이 공포돼,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의 대상 범위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됐다.
중견기업계는 중기청이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이 전체 중견기업의 85%를 차지하고, 중견기업 지원 정책 다수가 매출액 3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운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실제 대상인 업력 45년 이상 중견기업 328개 중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은 총 222개로 67.6%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기청이 제시한 수치는 통계적 착시를 활용한 견강부회라는 지적이다.
특히 명문 장수기업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려는 중기청의 기조와 달리 네덜란드와 영국의 왕실인증제도에서는 공인 기업 규모에 제한이 없고, 독일 히든챔피언의 매출규모는 4.8조원에 달하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중견련은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처럼 중소기업 지원 축소 우려가 없거나 중견기업이 참여해 사업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경우 대상 범위를 전체 중견기업까지 확대한 사례를 들며 재개정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중견련은 중기청이 향후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 등 추가 세제감면 혜택 등을 감안해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명문장수기업 기준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터무니 없다고 밝혔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입법 과정에서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와 추가 세제 혜택에 대한 일각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 도입과 시행을 선결과제로 합의했다는 이유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업종별 특성, 세계 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고려한 산업정책을 통해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기업 활동 위축, 일자리 감소 등으로 사회 양극화를 심화할 소지가 있는 규모에 따른 획일적인 기업 차별화 정책을 탈피할 수 있도록 정부, 정치권, 기업이 시급히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