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이 스마트폰 기반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한다. 구글은 기본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통해 VR은 '데이드림', AR은 '탱고'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티뷰에 위치한 야외 행사장 쇼라인앰피시어터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7'을 열고 VR·AR관련 기술과 서비스, 콘텐츠를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데이드림과 탱고 시연,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VR 라운드데이블 등 다양한 VR 관련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구글이 VR과 AR에 많은 관심을 둔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VR·AR 기술을 보유한 SK텔레콤도 이번 '구글 I/O'에 개발자들을 대거 파견했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T리얼 VR 스튜디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T리얼 VR 스튜디오'는 구글의 VR 데이드림을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직접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해 5월 '구글 I/O 2016'에서 VR 기술에 대응한 스마트폰과 헤드셋, 컨트롤러, 앱 개발 플랫폼 '데이드림'을 발표하면서 VR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구글은 유튜브, 스트리트뷰, 구글포토 등 구글 생태계뿐만 아니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훌루, 게임 콘텐츠까지 순차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구글은 발 빠르게 VR·AR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VR을 손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고글형 단말 '데이드림 뷰'를 출시하면서 구글의 신형 스마트폰 ‘픽셀(Pixel)'에 데이드림을 처음으로 적용하고, 레노버의 스마트폰 '팹투프로(Phap2pro)'에는 탱고를 탑재했다.
지난 10일에는 VR게임 '잡시뮬레이터(Job Simulator)'로 알려진 '아울케미랩스(Owlchemy Labs)'를 인수해 데이드림 생태계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IT전문가는 "IT업계에는 15년에 한번 주기로 일어나는 큰 파도가 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의 파도에서 VR과 AR로 대표되는 '공간인식 컴퓨팅(Spatially Computing)'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구글이 이 시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구글이 다른 업체와 달리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VR과 AR를 확장시키는 이유는 바로 판매 대수와 무관하지 않다"며 "현재 전 세계에 30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보급됐고. 지금도 연간 15억대의 스마트폰이 팔려나가는 상황에서 이 규모가 구글의 사업 판단에서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