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공동 온천수 모텔 '맹탕 온천수 갑론을박'

2017-05-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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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업주들 "지하수 대신 온천수 차별 서비스" vs "온천수 실체 의문"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온천수 공급 집수장 입구 모습. [사진=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군립공원에 있는 등억온천단지에 있는 일부 모텔이 온천수를 공동으로 끌어 사용하고 있으나 정작 온천수를 저장해 놓는 집수장 저수조엔 거의 물이 없어 '맹탕 온천수'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등억온천단지 40여 곳 모텔 가운데 5개 모텔은 지난해 온천공(孔)을 소유한 부지 소유자와 온천공급계약을 맺은 뒤 같은 해 7월 울주군청으로부터 온천수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들 모텔들은 다른 모텔들과 함께 사용하던 지하수를 공급받는 대신 온천수를 사용한다는 홍보 간판을 내거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다른 모텔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모텔들이 끌어다 사용하고 있는 온천수가 진짜냐를 놓고 등억온천단지내 모텔업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들 모텔들이 공동 급수하고 있는 온천공의 허용 수량은 120t이다.

한 곳당 20t 가량씩 사용할 수 있는 계량기를 모텔마다 달아놓고 모텔 배후 언덕에 자리잡은 집수장으로부터 온천수를 나눠쓰고 있다는 게 이들 '공동 온천수 모텔'의 입장이다.

하지만 온천수량 120t으로는 모텔 5군데는 커녕 3곳이 사용하기에도 모자라는 수량이란 게 등억온천단지 대부분 모텔 업주들의 항변이다.

보통 욕조 기준으로 1인당 0.5t씩 사용하는 일반적 기준으로 볼때 모텔 한 곳당 제한된 20t으로는 40명이 드나들면 물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지 않느냐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실제 이들 모텔은 성수기엔빈방이 없을 정도로 방 회전율이 높아 모자라는 물을 어떻게 공급받는지를 놓고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온천수를 일시 저장해 놓는 집수장 저수조 사정은 어떨까.

취재진이 16일에 이어 17일 오전까지 현장을 지켜본 결과 온천수를 끌어올리는 온천공 펌프는 가동되지 않았다.

온천공 펌프는 17일 오후 취재진이 해당 모텔 업주와 사실 확인을 하는 과정에 가동되기 시작했고, 온천 저수조에도 물이 비로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 저수조는 딱딱한 물체를 떨어뜨리면 바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물 깊이는 얕았다.

하지만 높이가 5m 이상되는 초대형 저수조이어서 정확히 수량을 가능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반 모텔 업주들은 "온천수를 공동으로 허가받은 모텔들이 홍보와 달리 다른 방법으로 모자라는 물을 활용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의 현장 조사와 함께 온천수 허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동 온천수' 모텔 업주는 "일부 업주들이 고객들에게 온천수를 공급함으로써 온천단지의 질적 서비스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깍아내리며 흠집내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지하수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온천수를 그대로 객실에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등억온천단지에 온천수 논란과 관련, "(온천수를 공동 공급받고 있는)모텔들이 20t 이내에서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계량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온천수가 아니라는 것은 일방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집수장이 있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한편 지난해 '공동 온천수 모텔'이 급수받고 있는 온천공은 지난 1980년대 뚫린 등억온천단지 1호공이다.

이곳 온천공을 소유한 모 모텔은 10여년 전 폐업했지만 온천공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7월 수질검사때 이곳 수질 온도는 26도로, 온천수 기준 25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등억온천단지엔 현재 온천공이 6군데 유지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동 급수 1호공을 비롯해 신불산온천목욕탕이 3곳, 또다른 온천목욕탕이 1곳, 모 모텔이 단독으로 1곳 온천공을 운용하고 있다.
 

온천수 저수조 모습. 물은 바닥 수준이었으나 '공동 온천수 모텔' 업주는 "대형 저수조라서 수량이 적게 보일 뿐 실제 량은 많다"고 강조했다. [사진=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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