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범천 기자 = 설악이 낳은 시인, 최명길 시인의 세 번째 유고시집 ‘히말라야 뿔무소’ 가 출간됐다.
‘히말라야 뿔무소’ 는 2014년 타계 직후 나온 ‘산시 백두대간’, 2016년 발간된 ‘잎사귀 오도송’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고인이 2014년 작성해 남겨 놓은 시인의 글에는 산을 대하는 자세가 회고적으로 잘 나타나 있는데 이것은 곧 시인의 고유한 시정신으로 점철되었다.
시인은 안나푸르나 포행을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나는 순례자의 기쁨에 취했다... 뭔가 새 같은 시의 새가 파닥거리며 내 마음 바다를 휘젓고 다녔다... 때로는 소략한 오만과 무례가 바깥세상과 내 관계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내 일생의 최대 고비를 한 번 엄혹히 베고 싶었다. 또 어떤 무모함으로 해 그것이 나를 흔들어 깨워 어떤 시적 영감을 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얼핏 들기는 했다”
시 해설을 맡은 이홍섭 시인은 “ ‘뿔무소’는 해탈과 초월을 함의한 ‘심우도’의 소에 가까우며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것처럼, 시인은 뿔무소로 형상화된 본래의 진심과 면목을 찾기위해 선의 정수를 품고 있는 히말라야로 길을 떠났다” 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이번 시집의 주를 이루는 ‘정신의 뼈다귀’('우주의 뿔')를 노래한 시들에서도 감동을 받지만, 시인의 유년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 ‘고향’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들에서 참으로 애련하면서도 애잔한 감동을 받는다” 고 하였다.
한편 1940년 강릉에서 태어나 줄곧 속초에서 시 활동을 해온 최명길시인은 1975년 현대문학에 ‘해역에 서서’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화접사’ ‘풀피리하나만으로’ ‘반만 울리는 피리’ ‘바람 속의 작은 집’ ‘은자, 물을 건너다’ ‘콧구멍 없는 소’ ‘하늘불탱’ 이 있고, 유고시집으로는 ‘산시 백두대간’ ‘잎사귀 오도송’이 있다.
속초시 영랑호반에는 최명길 시인 시비가 2016년에 건립돼 시인을 기리는 사람들의 발길을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