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춘추전국시대…화석연료 ‘주춤’ 신재생‧셰일 ‘고개’

2017-05-15 15:22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산업화를 이끌며 세계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끈 화석연료는 가격(공급) 불확실성과 환경부문의 관심이 높아져 주춤하고 있다.

이 틈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에 시선이 집중됐지만, 2014년 미국산 셰일오일의 대량공급 가능성이 열리며 에너지 시장에는 더 이상의 강자가 없는 혼란기를 겪는 모양새다.

향후 에너지시장은 단순히 에너지원을 퍼올려 유통시키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경제‧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2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87%는 석탄이 차지했다. 1940년 중동유전이 발견되면서 석탄은 2015년 현재 29%로 낮아졌고, 석유는 33%까지 치솟았다.

세계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 비중이 10%에서 33%까지 올라가는 데 20년이 걸렸다. 에너지 주도권이 석탄에서 석유로 이동한 셈이다. 가스도 석유 소비와 궤를 같이하며 2015년 현재 24%로 상승했다.

이런 에너지 주도권의 이동이 최근에도 재현되고 있다. 굵은 줄기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전 세계 전력생산 능력의 4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독일의 경우 2015년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화력발전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전통적인’ 화석연료의 자리가 신(新)화석연료로 대체되는 상황도 연출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셰일오일이 영향력을 확대시켜 가면서 중동의 원유바람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셰일오일 수입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자원 빈국인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정부 목표(9.7%)의 두 배가 넘는다.

에너지 자급률을 끌어올리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단, 세계 에너지 시장이 격변기를 겪는 상황에서 기간을 정해놓고 단순히 비중만 확대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에너지원 변화에 따른 산업부문의 구조변화와 적응이 필요한 데다,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 개발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에너지 시장의 상식이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기존 제조업 등의 산업모델은 화석연료 규제 강화로 비용상승 부담을 안게 되는 반면, 재생에너지 기술과 전력의 IT화를 이뤄낸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담보할 수 있는 신재생 기술과 인프라 확충이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방향은 옳을지라도 우선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산업계의 적응과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