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또 다시 승리했다. 기민당이 올해 세 차례로 예정됐던 주의회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메르켈 총리의 4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도이체벨레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 기민당은 득표율 33%로 제1당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민당은 31.2%로 2위에 그쳤다. 2012년 선거에 비해 득표율이 7%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이로써 메르켈의 기민당은 올해 예정된 세 차례의 주 의회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같은 결과는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마린 르펜의 부상 등 전 세계적인 포퓰리즘 물결 속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에 대한 요구가 높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유럽에서 메르첼 총리는 포퓰리즘의 득세를 막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되던 올해 총선에서 기민당이 사민당에 연승을 거두면서 올해 가을로 예정된 총선에서 기민당이 승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메르켈 총리는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게 4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체벨레는 인구 1800만 명의 최대 주의회 선거에서 나온 이번 결과로 메르켈 총리가 막강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통적인 사민당 텃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기민당이 승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정치적 지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올해 가을 메르켈 총리와 진검승부를 예고한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당수는 수세에 몰리게 됐다. 마르틴 슐츠는 14일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사민당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의회 선거에서 매우 가슴 아픈 패배를 당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현지 매체들은 슐츠가 메르켈에 어떤 실질적 위협도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포퓰리즘을 이끄는 독일을 위한 대안당도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안당은 주의회 입성을 위한 5% 기준을 간신히 넘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10%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면서 주요 정당의 대항마로 성장하는 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