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롯폰기힐스'. 과거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거밀집지였으나, 2003년 업무시설과 상업, 숙박, 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최첨단 복합시설로 재조성되면서 현재 매년 30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사진=모리빌딩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도시재생 뉴딜(New Deal) 사업'이 새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으로 부각되면서 해외 선진국 성공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재생 역사는 2013년 말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고작 4년 차에 불과하지만, 일본과 미국·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시재생 성공 사례가 많다.
우선 일본은 경제 침체와 고령화·저출산 등이 맞물리면서 도쿄 등 대도시 경쟁력이 약화되고 지방도시 쇠퇴가 이어지자, 대도시에서는 경제기반을 강화하고 지방도시는 중심 시가지를 활성화하는 도시재생 '투트랙 전략'을 시도 중이다.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롯폰기힐스'는 과거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거밀집지였으나 모리빌딩이 1986년 개발을 시작해 2003년 업무시설과 상업, 숙박, 주거시설 등을 아우르는 최첨단 복합시설로 변모시켰다. 현재는 매년 30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야마모토 가즈히코 모리빌딩 사장은 지난 2015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내 도시재생은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도시재생은 기존 지역 주민과 협력하면서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 저층 목조주택 밀집지로 도쿄 도심 내 대표적인 낙후지역이던 미나토구 도라노몬도 2014년 도로가 건물의 지하를 관통하는 초고층 복합빌딩 '도라노몬 힐스'가 조성되면서 핵심 상권으로 떠올랐다.
두 지역 모두 새로운 경제거점을 조성하기 위한 일본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도시재생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은 시가현 나가하마 등 지방도시의 경우, 민·관 출자회사를 설립해 유리공예 등 지역 맞춤형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과거 철강산업 도시로 번영했던 사우스요크셔 셰필드시가 1980년대부터 경제 침체로 죽어가자, 1998년 도시재생 정책인 '어반 마스터플랜'을 계획하고 첨단산업단지인 '셰프 밸리(Sheaf Valley)'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도시경제 기반을 구축해 지역 경제를 되살렸다.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 시도가 이뤄진 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 도심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를 빼놓을 수 없다.
오래된 화물 운송 철로가 놓인 고가를 2009년 녹지공원으로 탈바꿈시키면서 개장 이후 연간 4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관광객 증가로 인근 상권이 크게 활성화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