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여권 권력지도 '파워 시프트'…원내대표 경선도 변수

2017-05-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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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뉴페이스' 급부상…조국·김상곤 등 '혁신위 라인' 눈길
黨 '당직개편' 예고…원내대표, 친문 홍영표·혁신위 우원식 대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5·9 대선으로 집권여당이 되면서 여권의 권력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뒷받침한 당내 다양한 세력들이 대선 후 당·정·청으로 '헤쳐모여'를 시작했다.

당·청 간의 관계설정에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추미애 대표가 예고한 당직개편이 당내 역학구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도 관심사다.

특히 16일에는 정권 초반 개혁작업을 주도할 원내대표 경선도 앞두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힘의 균형추가 어디로 기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젊은 피'·'뉴페이스' 대거 약진…'혁신위 라인'도 주목 =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86(1960년대생·80년대 학번) 그룹을 비롯, 개혁성향을 가진 '젊은 피'가 이번 대선을 주도하면서 전면에 부상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선거 기간 내내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한 임종석 전 의원의 경우 51세의 젊은 나이에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영(young) 실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주도한 86그룹 출신 송영길 의원 역시 아직 입각 여부 등 거취가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특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거를 도왔던 외부 인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53세의 '젊은 피'이자 대표적인 외부 수혈인사로 꼽힌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 역시 선대위 SNS 본부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1번가' 등 톡톡 튀는 홍보 아이디어를 선보였으며, 결국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게 됐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나 외교·안보자문단 등에 참여한 인사들 역시 이후 여권에서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혁신위원회 멤버들도 주목받고 있다.

당시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의 경우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끌었고, 이제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혁신위원이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사법개혁의 최전선에 섰으며, 같은 혁신위원이었던 우원식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4일 "혁신위 멤버들은 개혁적인 성향이 강하며, 문 대통령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며 "새 정부에서 주도적 위치에 자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내각 구성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과정에서 또 어떤 그룹이 두각을 드러낼지는 알 수 없다.

우선 이낙연 전남지사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조각의 출발은 호남 인사에 힘을 실었다.

당 관계자는 "대탕평을 원칙으로 제시한 만큼 이후에도 지역적으로는 호남·충남 인사들이, 이념적으로는 중도·보수층 인사들이 중용될 수 있다"며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나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에게도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원조 친문은 '백의종군' 기류…"그래도 최고 실세" = 반면 예전부터 문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지켜온 '원조 친문' 인사들은 일단 뒤로 한발 물러서며 백의종군하는 듯한 모습이다.

친문 핵심들은 일단 '로우키'다.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경우 아직 거취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와 함께 '삼철' 중 하나로 불렸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선거 후 곧바로 출국했다.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의 경우 아직은 수행보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청와대 비서진이 정리된 뒤에는 국회로 돌아와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백의종군 여부와 관계없이 여권의 '최고 권력'은 친문 직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중심제 아래서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힘이 셀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전면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결국 친문이 여권에서 권력의 핵심 역할을 하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떠받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내 입법과 당정협의를 주도할 정책위의장과 민주연구원장을 각각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과 김용익 전 의원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 초반 개혁작업에 친문의 영향력은 여전하리라는 의견도 많다.

◇ 원내대표 경선·당직개편 앞둔 민주…권력지형 어떻게 바뀔까 = 민주당 내로 시선을 돌리면 역학구도 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이다.

특히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과 혁신위 출신의 개혁성향 의원으로 꼽히는 우원식 의원이 맞붙으면서 의원들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의원이 원내수장이 된다면 강력한 당청 협력관계가 이뤄지면서 친문진영의 힘이 한층 강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 의원의 경우 특정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 의원들과 두루 인맥을 쌓았으며, 다른 정당과의 협치를 조율하는 데 보다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추 대표가 예고한 '당직개편' 역시 당내 권력지형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추 대표는 사무총장직을 비롯한 '중폭' 이상의 정무직 당직자를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을 주도하는 세력이 교체될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런 당직개편 작업이 의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추 대표의 리더십이 더 강화될 수도, 약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hysup@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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