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시티발레단의 '스타 발레리노'가 무대를 떠난 지 9년 만에 미국 줄리아드 음대의 새 총장이 됐다.
10대 때 대학이 아닌 발레학교을 택했지만, 나중에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줄리아드 음대 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내년 물러나는 조지프 폴리시 총장의 뒤를 이을 7대 총장으로 대미언 워젤(Damian Woetzel.49)를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아스펜연구소 예술프로그램'과 '베일국제무용축제' 등 2개의 예술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그는 무용수에서 은퇴한 후 예술행정가로 변신한 경우다.
그러나 연간 예산 1억1천만 달러에 학생이 800명인 줄리아드 같은 대학에 적합하다고 기대돼온 교육 행정가는 아니어서, '파격 인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브루스 코브너 줄리아드 이사회 의장은 "대미언은 보기 드물게 여러 장점이 완벽하게 조합된 인물"이라며 "우리는 통념을 깨뜨리는 그런 독특함이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적 첼리스트인 요요마는 "탁월하고 사려 깊은 선택"이라고 환영했다.
워젤은 10대를 지금의 줄리아드 음대 건물에서 보냈다.
당시 이 건물에 입주해 있던 '아메리카발레학교(School of American Ballet)에서 수학하며 무용수가 됐다.
그는 "줄리아드로 걸어 들어갔을 때 홀마다 음악이 가득해 마치 마법에 걸린 세계 같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학교 졸업 후인 1985년 뉴욕시티발레단에 입단했고 1989년 수석무용수로서 이름을 날리다가 2008년 은퇴했다.
이후 '베일국제무용축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강의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예술·인문학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공립학교 예술교육 활성화에 힘을 기울였다.
워젤은 줄리아드를 30여 년 동안 이끌며 세계적 음악학교로 성장시킨 폴리시 총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내년에 공식 취임한다.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줄리아드 음대는 한 해 학비가 6만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졸업생들의 장래는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예술 영재 영입을 위해 전액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하는 커티스음악원, 예일대 음대와 경쟁하려면 미래 수입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 어떻게 난국을 돌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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