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당국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했음을 확인한 것에 대해 '대북제재'에 힘을 빼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9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오는 14~15일 베이징 외곽의 휴양지 옌치후(雁棲湖)에서 열리는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정상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와 최근의 중국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SCMP는 "북한 핵포기를 주장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 정상급 인사는 초청도 하지 않은 중국이 북한에 초청장을 건넸다"면서 이는 "최근 강도를 높인 대북제재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반도 전문가로 알려진 쑨싱제 (孫興傑) 중국 지린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을 일대일로 포럼에 초청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매우 놀랐다"면서 "이는 대북제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롄구이(張璉괴<玉+鬼>)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도 "북한을 초청한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며 "이번 결정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UN 안보리와 북한과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중국에게 덫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한숨을 돌린 미·중관계가 다시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부소장은 "중국이 북한 관련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다시 위안화 환율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얻은 결과물인 '100일 계획'이 종료되는 7월 이후 양국간 무역·환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포럼은 일대일로 조성을 위한 정책소통·인프라연통·무역창통·자금융통·민심상통 등 각국을 연결하는 '5통(通)을 주제로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8개국 정상을 비롯해 각국 정부관료, 기업인, 석학 등 1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김장수 주중대사, 이시영 한국문화교류재단 이사장,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 3명이 개막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