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등 법조 관련 공약 마련…정책 추진·인선에 반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임순현 방현덕 기자 =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사법연수원 12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 됨에 따라 그의 법조계 인맥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우선 많은 법조인이 이번 대선 때 선거캠프에 참여하거나 정책·공약 마련 과정에 힘을 보탰다.
변호사 출신으로 인천시장을 지낸 4선 중진인 송영길(54·연수원 26기) 의원은 이번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아 최일선에서 뛰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민정비서관에 이어 민정수석, 정무특보를 지낸 전해철(55·19기) 의원, 판사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박범계(54·23기) 의원도 선거대책본부에서 중책을 맡아 맹활약했다.
문 당선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알게 된 이들이나 참여정부 인맥 상당수가 캠프에 합류했다.
김진국(54·연수원 19기)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가 캠프에서 법률 지원 업무의 중추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김남준(54·22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는 검찰 개혁 등 법조 관련 공약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는다. 그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고 2010∼2012년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위철환(59·18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올해 3월 법률지원단장으로 위촉돼 활약했다.
김인회(53·25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당선인과 함께 쓴 저서인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하다'(2011년)로 잘 알려졌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며 참여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 등을 역임했고 저서의 내용이 이번 대선 공약에도 꽤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 신현수(59·16기) 김앤장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중에 대통령 사정비서관을 지냈고 당시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활동한 문 당선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83·고등고시 8회) 전북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노무현·문재인 변호사 등과 함께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등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법조계 원로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위원장을 맡아 사법 개혁을 이끌기도 했다.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사법개혁비서관에 이어 사개추위 기획추진단장을 지내며 사법 개혁에 깊숙이 참여했던 김선수(56·17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도 주목된다. 사법시험 27회에 수석 합격한 김 변호사는 민변 회장을 지낸 노동법 분야의 전문가로 그동안 대법관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기도 했다.
이밖에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이 정보를 공유하는 메신저 대화방에는 변호사 10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로 인연을 쌓은 한 이들이나 이른바 친노계 법조인도 문 당선인의 법조 인맥으로 분류된다.
하경철(78·시험 12회) 법무법인 양재 대표변호사나 문 당선인과 연수원 동기로 대법관을 지낸 박시환(64) 인하대 로스쿨 원장, 양삼승(70·4기) 법무법인 화우 고문 변호사 등은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법무법인 지평 소속인 이공현(68·3기) 전 헌법재판관과 김지형(59·11기) 전 대법관도 친노계의 한 축을 이룬다.
젊은 법조인 가운데는 문재인 선거캠프에서 정무 특보로 활동한 조대진(38· 변호사시험 1회) 법무법인 동안 변호사가 주목받는다.
그는 2012년 대선 때도 캠프에 참여했으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중 'NLL(서해 북방한계선) 발언 발췌록' 열람·공표 논란 수사 때 민주당의 고발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같은 법인 조민행(52·37기) 대표변호사는 2012년부터 역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그는 앞서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 내무부, 경기도청 등에 근무했다.
문 당선인과 같은 시기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거나 사법연수원에서 함께 공부한 법조인에게도 눈길이 간다.
소수 법조인을 선발하던 시절이라서 문 당선인이 합격한 1980년 22회 시험은 합격자가 141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계나 법조계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 적지 않다.
문 당선인의 사법연수원 동기로는 박병대(60)·김용덕(60)·김신(60) 대법관, 김창종(60) 헌법재판관, 송두환(68) 전 헌법재판관, 이성호(60) 국가인권위원장, 황찬현(64) 감사원장, 고승덕(60) 변호사 등이 있다.
당시 연수원을 김용덕 대법관이 수석으로, 문 당선인이 차석으로 수료했다.
법학계에서도 다양한 인맥이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대표적인 진보 성향 법학자로 손꼽히는 조국(52)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눈에 띈다. 형사법 전공인 조 교수는 평소 적극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밝혀왔으며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문 당선인의 방송 찬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법조인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문 당선인이 법조계에 보기 드물게 넓은 인맥을 보유한 만큼 이들이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련 분야 인선에서는 이들 가운데 후보군이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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