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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부인 김정숙씨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제3투표소인 홍은중학교에서 투표를 마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7/05/09/20170509233217311749.jpg)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빗방울이 흩날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9일 오전 6시부터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후보자들은 물론 전직 대통령 등도 오전 중 일찌감치 투표를 끝냈다.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앞서 거소투표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투표권을 포기했다.
이날 주요 정당의 후보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 또는 자택 인근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오전 8시 30분께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중학교에서 투표를 했다.
문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이번 선거는 1700만 촛불이 만들어낸 촛불대선"이라며 "많은 국민들께서 투표에 참여하셔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선거가 끝나면 이제부터 우린 하나"라며 "저부터 함께 경쟁한 다른 후보들과 다른 정당들을 껴안고 서로 협력하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께서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시 하나가 돼서 국민통합을 꼭 이뤄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비슷한 시각 잠실 송파문화원 1층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신혼여행 간 아들이 좋은 꿈을 꿨다길래 100달러에 샀다”면서 "후회 없는 대선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대선에 대해 홍 후보는 "친북좌파정권을 국민들이 수용할 것인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체제 선택의 전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이른 오전 7시 30분께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부인 김미경씨와 딸 설희씨가 동행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아주 짧은 선거기간이었지만 저 나름대로 제가 가진 비전, 정책 그리고 가치관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투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면서 "많은 분들이 투표에 꼭 참여해주셔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부인 오선혜씨와 오전 8시 30분께 대구 동구 용계동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세상을 제대로 바꿀 사람이 누군지 살펴보고 선택해달라”고 호소한 유 후보는 지난 대선을 돌아보며 “굉장히 힘든 여건 속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이제 담담하게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오전 8시께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 원신동 신원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남편 이승배씨와 함께 투표를 마쳤다.
심 후보는 취재진에게 "이미 정권교체는 확고해졌다"면서 "더 강한 개혁, 더 큰 변화를 위해 (국민들이) 저 심상정에게 투표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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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7/05/09/20170509233306800644.jpg)
◆ 전두환·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 내외도 한 표 행사··· 박근혜, 투표권 포기
전직 대통령들도 일제히 투표소를 찾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는 이날 오전 6시쯤 자택 인근 서울 서대문구 연희2동 주민센터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오전 7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를 했다.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실시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투표하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에 대해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역시 오전 8시쯤 경남 김해시 진영문화센터에서 투표를 했다.
지난달 11~15일에 먼저 진행된 거소투표로 이미 표를 행사한 인사도 있다. 거소투표는 병원·요양소에 있는 환자나 교도소의 입소·재소자, 병영이나 함정에 머무르는 군인·경찰, 외딴섬 거주자 등이 거주지에서 투표하는 제도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거소투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거소투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투표를 하지 못했고, 거소투표와 사전투표도 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로 남부구치소에 수감중인 최순실씨는 거소투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인물이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의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거소투표를 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