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대통령 선거날에도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됐다. 라면·맥주·치킨·햄버거 등 서민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권력 공백기를 이용한 '기습 인상'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8일 칠성사이다를 비롯해 펩시콜라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인상폭은 50원에서 최대 200원이다. 칠성사이다 250㎖ 캔이 1400원으로 7.7%, 펩시콜라 1.5ℓ 페트가 3.7% 올랐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가격 인상은 2년 4개월 만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정부 물가 정책에 적극 동참해 자제하다가 원부자재와 포장재 가격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일부 제품에 국한해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정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식품업체들이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지난해 11월 오비맥주는 카스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코카콜라도 같은 시기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하이트 맥스 등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상향 조정했다.
라면 가격도 올랐다. 삼양식품은 지난 1일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등 주요 브랜드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라면 가격인상의 방아쇠를 당긴 건 농심이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치킨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치킨업계 매출 1위 BBQ는 지난 1일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했다. 가격 조정에 따라 마리당 황금올리브치킨은 1만8000원으로 올랐고, 마라 핫치킨 등 일부 메뉴의 경우 2만원이 넘는다.
패스트푸드를 비롯해 커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 등도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맥도날드가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고, 버거킹도 지난 2월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차 음료 전문점 공차코리아 역시 지난 14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5.2% 인상했다. 앞서 커피전문점 탐앤탐스는 지난 1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3800원에서 41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 자연별곡,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매드포갈릭 등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도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을 인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