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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7/05/09/20170509110636864784.jpg)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구상에서 성차별적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제도였던 이른바 마흐람 제도가 완화됐으며,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법에 대해서도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진다.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사우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여성이 남성 보호자(마흐람)의 동의가 없이도 교육, 보건 등과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칙령을 발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살만 국왕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명확히 표기된 경우가 아니면 여성이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 마흐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칙령을 발표했고, 곧 시행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사우디 여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공공 서비스를 주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흐람 제도의 개정 움직임은 지난달 19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가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 위원국에 선출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여성 차별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인 사우디가 ‘여성 유엔총회’로 불리는 CSW 위원국에 선출되자 국제적인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성격차 순위에서 144개국 중 14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디의 여성 차별은 잘 알려져 있다. 사우디 여성들은 그동안 남성들의 동의 하에 대부분의 공적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운전도 금지돼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는 의상을 착용해야 한다.
이 같은 마흐람 제도의 개정과 맞물려 여성 운전 금지에 대한 목소리도 커진다. 지난달 중순 국왕 정책 자문 기구인 슈라위원회 경제·에너지 위원장이 사우디에서 금지된 여성의 운전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압둘라흐만 알라시드 위원장은 이날 현지 아랍어 일간 오카즈와 인터뷰에서 "여성이 운전할 수 있는 제도가 확실히 갖춰질 경우에는 여성 운전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슈라위원회는 사우디 정부의 정책과 왕령 제정에 영향력을 크게 끼치는 기관 중 하나다. 알라시드 위원장은 "슈라위원회가 여성 운전 문제에 침묵하면 안 된다"면서 "(여성 운전 금지문제와 관련해) 슈라위원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반증"라고 밝혔다.
그는 또 슈라위원회에서 그간 여성 운전을 수차례 논의했다면서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법률도 없기 때문에 여성 운전 허용하는 명확한 법률이 제정되면 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에는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명시적 법 규정이 없다. 그러나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관례로 발급하지 않아 여성이 사실상 운전이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이 운전하다 적발된다면 무면허 운전으로 기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