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두 얼굴]한국경제 봄바람에도 서민경기는 바닥

2017-05-0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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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지표 좋아졌는데 고용‧자영업은 여전히 울상

국내 제조업 생산라인은 로봇이 대체…해외 공장만 대박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가 대선을 앞두고 코스피 2200선 돌파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내수 시장도 모처럼 동반성장하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도 훈풍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상당수다. 특히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고용과 자영업 부문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 최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아직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는 경기가 좋아지는데 밑바닥 경제의 체감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를 지탱했던 제조업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가 극심한 엇박자를 보이는 것은 기업의 불안심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대기업의 수익은 예상외로 선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분기별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오너리스크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냈다.

LG전자 역시 1분기 매출액 14조6572억원으로 역대 최고 영업이익과 매출액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이익이다.

이처럼 대기업의 잇따른 수익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용시장은 제자리걸음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가동하는 생산라인에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존재하던 국내 고용시장은 로봇이 차지했다. 주요 생산라인이 불량이 적고 효율적인 로봇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나가면서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도입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15년 기준 고용인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는 531대로 세계 1위다.

싱가포르(398대), 일본(305대), 독일(301대) 등도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176대)은 한국의 3분의1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의 해외투자는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352억 달러다. 기업이 해외투자를 늘리는 사이 현지에서 채용된 인원은 2005년 53만명에서 2015년 163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자영업은 우울한 지표의 연속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활동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 성장률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 -1.2%, 금융 및 보험 -0.9%, 문화 및 기타서비스 -0.8%로 나타났다. 서민경제를 대표하는 자영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영업자들이 대다수 포함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국내 소비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미세먼지 경보 등 외부적 요인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가 본격적인 내수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경기 개선을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서민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설비투자는 해외생산 비중이 커 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부분도 문제다. 일부 수출 대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가계로 훈풍이 닿지 않는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새 정부 과제는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압력 등 대외적 위험요인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양극화 문제가 완화되고 성장률도 계속 좋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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