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친박 및 영남권 껴안고 막판 세몰이···태극기집회 상징 대한문 유세

2017-05-0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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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선거일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퇴근 직장인 등을 상대로 유세를 하고 있다.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8일 19대 대선 마지막 선거운동을 부산과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하며 ‘동남풍’ 전략을 고수했다.

홍 후보는 최근 친박(친박근혜)계 징계 해제와 바른정당 탈당파의 일괄 복당 등 초강수를 두면서 보수우파 결집을 유도했다. 이날 마지막 서율 집중유세 장소도 탄핵 국면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린 대한문 앞 광장을 선택하며 막판 세몰이를 이어갔다.
홍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를 부산에서 시작했다. 그는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이 안보 및 서민대통령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좌파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일어섰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며 “친북세력이 대북정책을 결정하고, 민주노총이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전교조가 교육을 망치는 나라를 막겠다”고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또 “가진 자가 좀 더 양보하고 가지지 못한 서민에게 다시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홍준표를 찍으면 임시직 야간 경비원의 아들이, 까막눈 엄마의 아들이 대통령이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또 인수위원회가 없이 출범하는 차기 정부의 내각 구상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홍 후보는 차기 국방부 장관에 박정이 전 대장을, 노동부 장관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대구 유세에서 홍 후보는 색깔론과 더불어 노골적으로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으로 수위를 높였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유세 현장에서 “대구 시민들이 또 TK(대구·경북)에서 일심단결해 주면 홍준표가 정부를 새롭게 만든다”며 "이번에 사전투표에서 TK 쪽은 투표를 많이 안 했는데 반대편(호남)에 있는 동네는 사전투표를 엄청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까 내일 우리 대구 시민들이 한 90% 투표를 해야 한다”며 “90% 투표로 홍준표 한번 살려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전략투표 심리가 작용해 TK 표심이 몰렸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 후보는 “한때는 저희들이 어려울 때 TK에서 안 후보를 찍으려고 했지만, 안 후보는 15% 득표도 못해 까딱하면 선거자금을 보전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리 사무총장이 발표했다”며 “불과 1주일 만에 달라져서 표가 홍준표한테 확 모여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토론회에서 ‘그만 괴롭히세요’ 등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초등학교 반장 수준에 불과했다”며 “그 사람(안 후보)은 얼라(어린애)다. 그런 사람은 5년 후에도 대통령을 하기 어렵고, 안 후보를 찍으면 전부 사표”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국면에서 해체 위기까지 몰린 한국당의 대선후보로 나선 홍 후보의 선전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선거 초반부터 영남권 중심의 ‘동남풍’ 전략을 고수하면서 최종적으로 탄핵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박계와 손을 잡으면서 보수결집을 이뤘기 때문이다. 색깔론과 지역주의 선동을 서슴지 않은 홍 후보는 서울 지역 마지막 집중 유세 장소를 태극기 집회가 열렸던 대한문 앞으로 선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대선 승리를 위한 홍 후보의 이 같은 승부수에 대해 당내 이견도 표출되면서 대선 이후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 후보의 말 한마디에 복당이 되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 후 규정과 절차에 따른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13명 의원에 대한 일괄 복당을 두고 홍 후보와 당내 친박계의 이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홍 후보의 시선은 이미 포스트 대선에 가 있을 것”이라며 “대선 이후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바른정당 탈당파의 입당이 필요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친박 의원들의 징계를 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당한 탈당파들이 결국 친홍(친홍준표)계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의 공천권을 두고 암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어찌됐든 홍 후보가 대선에서 20% 이상의 지지율만 얻어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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