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그룹이 최근 덴마크 최대 삭소은행(Saxo Bank) 총 지분 30%를 확보하게 됐다고 증권시보(證券時報)가 7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로 지리자동차는 미국 투자회사인 TPG캐피털(29%)과 킴 퍼네이스 삭소은행 공동창립자 겸 CEO(26%)를 제치고 삭소은행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지리은행의 이번 인수는 삭소은행 핀테크 관련 인재를 확보하고 금융시장에 발을 내딛기 위한 행보로 분석됐다.
리둥후이(李東輝) 지리자동차 부사장은 "지리자동차는 삭소은행이 금융 사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중국 시장 확대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퍼네이스 삭소은행 CEO도 "확실한 것은 지리자동차와의 협력이 중국과 아시아 시장 확대에 단단한 기반이 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포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삭소은행은 1992년 설립된 덴마크 최대 은행으로 현재 18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해 총 16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일반투자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개발한 글로벌 은행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프랑-유로 페그제를 폐지하고 이에 따라 스위스프랑이 크게 절하되면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창출 이윤은 4억3000만 달러 수준이다.
지리자동차는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 확대와 국산차 강세 등에 힘 입어 판매량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5일 지리자동차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지리자동차 총 판매량은 8만6727대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94% 급증했다. 중국 내수 시장 판매량은 8만6079대로 104% 늘었다.
지리자동차의 해외기업 인수는 지난 7년간 이번이 세 번째다. 2010년 스위스 볼보를 인수했고 2013년에는 '런던 택시'를 인수했다. 지리자동차의 지난해 기준 영업수익은 260억 달러, 총자산은 240억 달러를 웃돈다.
최근 '차이나머니'의 관심이 실물경제 분야에서 금융 등 서비스업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앞서 3일에는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엄청난 먹성을 보이고 있는 하이난항공그룹(HNA)이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기존 4.76%에서 9.92%로 늘리며 최대주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