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70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반정부 시위의 장기화와 식량난까지 겹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최악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7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경제 규모가 지난 2013년 이후 27% 축소된 것이다. 특히 식량 수입량이 70% 감소하면서 식량난이 심화된다.
베네수엘라 내 10가구 중 9가구는 식품을 구매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 5분의4는 빈곤자로 분류된 상태다. 식량난이 계속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위생 환경도 최악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나무 열매를 무단으로 취식하거나 식료품 가게를 약탈하는 행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식량 수출국이자 남미 최대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데는 농지 국유화, 가격 및 통화 통제로 인한 식량 생산·유통 체계 붕괴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여 만에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된 것이다.
반정부 시위의 장기화로 인한 정세 불안도 경제 악화를 부추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선거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7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망명설, 야권 지도자의 독살설 등 이른바 '가짜뉴스'가 횡행하면서 여론도 혼란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행정부와 야권은 식량난 등 경제난과 정국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비방에만 집중하고 있어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