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진영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진영의 마린 르펜을 압도적으로 꺾고 당선되자, 미국 언론들도 이 사실을 매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마크롱 후보를 공개로 지지한 반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르펜 후보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내놓으며 '오바마-트럼프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자 미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프랑스 선거 결과는 유럽의 미래뿐만 아니라, 서구 세계의 정치적 궤적에도 중대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영국과 미국 선거를 휩쓸었던 우파 포퓰리즘을, 과연 주류진영이 막아낼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크통의 공통분모는 거의 없다"면서 "첫번째 도전에서 대권을 거머줬다는 게 유일한 공통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마크롱은 2008년 대선에서 변화와 희망, 통합을 외치는 연설로 승리했던 '오바마의 기적'을 본보기로 삼으려 노력했다"고 평가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마크롱을 공개 지지했다"고 WP는 전했다.
ABC방송도 "마크롱의 대선 메시지는 2008년 당시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탄생시킨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희망'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은 "지난해 트럼프 후보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진영의 깜짝승리를 원했던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대패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프랑스가 극우주의를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프랑스 대선은 미국을 비롯해 서구 민주주의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마크롱의 당선으로 유럽의 통합은 한층 안정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YT는 "마크롱 후보에 대한 해킹 공격은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졌던 상황과도 유사하다"고 전했다. 대선 직전 불거진 마크롱 후보캠프의 이메일 유출파문이 마치 지난해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캠프를 곤경에 빠뜨렸던 이메일 유출파문과 비슷한 구도라고 NYT는 보았다.
앞서 NYT는 '미국 극우파들의 마크롱에 대한 해킹 공격 지원'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극우주의자들이 마크롱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해킹 공격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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