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부패 의혹과 관련해 이번 주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남부 파라나 주의 주도(州都)인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해 부패수사를 총괄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 앞에서 증언하게 된다.
7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의 연방법원 출두에 맞춰 쿠리치바 시에서는 룰라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노동자당 지도부와 당원들, 좌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0일 쿠리치바 시에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룰라 처벌을 주장하는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쿠리치바로 향할 것으로 전해졌다.
모루 판사는 시위대가 충돌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룰라의 증언이 이뤄지는 동안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룰라는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수차례 기소됐다. 여기에 룰라에 대해 추가로 부패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최악에는 사법 당국에 체포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가 사법 당국에 체포돼 수감되면서 2018년 대선을 룰라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룰라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Datafolha)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이 29%로 선두를 유지했다.
극우 성향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과 환경보호를 앞세우는 정당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를 이끄는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이 11%로 공동 2위였다. 모루 판사가 9%로 뒤를 이었고,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과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사법부 수장이었던 조아킹 바르보자 전 대법원장, 좌파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대표 등은 5%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율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룰라는 시우바 전 의원과 모루 판사에게는 패하고, 다른 후보들을 상대하면 모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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