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배우 조여정이 연기파 배우로 불린 건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이유는 조여정이 가진 육감적인 몸매 때문이다. 아쉬움은 없었을까.
그에게는 ‘베이글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래서 그를 떠올릴 때면 연기보단 몸매가 늘 앞서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완벽한 아내’로 조여정 역시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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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자기 관리에 소홀하지 않는다. ‘완벽한 아내’에서도 종종 비쳐졌던 그의 건강하면서도 탄탄한 몸매는 여성 시청자들의 ‘워너비’가 됐고 그는 꾸준히 관리하고 있었다.
“원래 드라마 할 때는 먹고 싶은 걸 못 먹어요. 몸을 못 움직이고 차에서 대본만 보고 연기만 하니까 그래서 운동량이 적어 컨디션이 안 좋아요. 먹고 싶은 걸 못 먹는데, 유지하는 정도예요.(웃음) 자다 일어나서 부어 있는 날이 있는데 그런 날에 촬영하면 제 눈에는 부어있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웃음)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드라마 안 쉬고 연기 하시는 배우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러워요.”
조여정은 지난 1997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2년후인 1999년 연기자로 본격 데뷔했다. 데뷔 20여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기보다 후배들의 연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제야 연기를 ‘이만큼 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에 보면 20대 배우분들은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고요. 저는 20대 때 그만큼 연기를 하지 못했거든요. 잘하는 20대 배우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신기해요. 특히 남자 배우들이 참 잘하더라고요. 김수현 씨나 김우빈 씨 등 처음부터 잘했어요. 왜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특히 저희 드라마에서 성준, 임세미 등 20대 배우들이 있는데 정말 잘하더라고요. 과거에 성준 씨가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 나올 때부터 연기를 너무 잘해서 좋아했어요. 같이 맞붙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아서 아쉽지만 연기는 참 잘하더라고요. 또 임세미 씨도 저희것 모니터를 하면서 봤는데 제가 가지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만나면 ‘진짜 잘한다’고 하는데, 그럴때마다 되게 부담스러워 하면서 도망가더라고요.(웃음)”
조여정은 후배 사랑에 이어 그가 ‘언니~’라고 따라다니며 애정(?)과 관심을 듬뿍 줬던 심재복(고소영 분)에 대한 남다른 애착도 보였다.
“정말 잘하셨어요. 너무 유쾌한 언니에요. 장난기도 많으시고요.(웃음) 그런데 드라마에서 대립을 해야 하는 관계라서 웃고 못 떠든 게 아쉬웠어요. 언니가 제 머리에 손을 얹고 ‘예쁘다’고 해줘서 영광이었죠. ‘우와 고소영이 내 머리 만졌어’라며 엄청 행복해하기도 했던 게 기억나네요. 나의 어릴 적 워너비와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웃음)”
올해로 서른일곱이 된 조여정. 이제 열애나 결혼 소식을 기다리는 대중들이 많다. 정작 본인은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요”라고 웃었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윤)상현 오빠도, 소영 언니도 아이들이 다 또래여서 대화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예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나중에 아이 낳으면 저렇게 예쁘게 살아야지 하는 그런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싶다고 마음 먹는 것과는 또 별개더라고요.(웃음) 실제로 외로움을 많이 타지는 않아요. 혼자서 뭘 하는 걸 되게 좋아하고, 할 게 정말 많더라고요. 운동은 딱 할 만큼만 하고, 무용 수업 듣고.. 할 게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결혼을 못하는 것 같아요. 하하.”
혼자서 못하는 게 없는 조여정. 그래서 아직은 그의 평생 반려자에 대한 갈증은 없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많다. 그는 지난해 방송된 KBS2 ‘공항가는 길’을 언급하며 욕심을 전하기도 했다.
“시청자로서 ‘공항가는 길’ 같은 드라마를 좋아해요. 정말 귀한 책이에요. 배우들이 하고 싶어하는 책이죠. 너무 좋아요.(웃음) 템포가 빠르지 않는 것. 요새는 스릴러나 범죄물 등 다 빠른 템포의 드라마가 많잖아요. 그래서 ‘공항가는 길’ 같은 템포와 정서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멜로는 늘 하고 싶어하던거라.. 없어서 기다리는 것 같아요. 김하늘 언니가 너무 잘해줬잖아요. 저도 언니 나이쯤에 결혼하고 나서 저런 역할을 하면 참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웃음)”
배우가 되기 전 조여정은 선생님을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어머니의 권유로 연극과에 가게 됐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 결심을 굳게 만든 배우의 매력에 대해 확신을 보였다.
“배우의 매력은 정말 확실해요. 더 나은 배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죠. 다른 생각을 하다가도 배우를 하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아요.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닌데, 의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