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NC를 4-3으로 꺾고 이번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3위 LG는 이날 승리로 2위 NC와 간격을 1.5게임으로 좁혔지만, 승리의 기쁨보다는 민망함이 앞선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8경기에서 실책이 12개로 가장 적었던 LG는 이날 하루에만 실책 3개를 저질렀다. NC 역시 실책 2개를 범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두 팀은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LG는 2회말 NC 선발 이민호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문선재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다.
3회말 양석환의 적시타로 3-0을 만든 LG는 그러나 실책으로 만든 탑이 결국 실책으로 무너졌다.
LG는 7회초 1사 1루에서 3루수 실책과 2루수 실책이 연이어 나오며 1점을 헌납했다.
NC 나성범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점수 차가 1점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나성범은 1루에서 영리한 주루 플레이로 LG의 4번째 투수 최동환의 보크를 유발했다.
결국, NC는 단 1개의 안타만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LG 차례였다. LG는 8회말 2사 3루에서 3루수 모창민의 실책으로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실책의 향연'은 9회초 화룡점정을 찍었다.
LG 마무리 신정락은 9회초 1사 1루에서 모창민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타구 속도가 빨랐기에 충분히 병살이 가능한 타구였다.
신정락은 한 박자를 죽이고 2루에 송구했으나 유격수 오지환이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경기가 끝났어야 할 순간이 1사 1, 3루의 역전 위기로 변했다. 다급해진 LG는 투수를 윤지웅으로 교체했다.
이때 극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나성범은 1루 방면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공은 마치 자석이라도 붙은 듯 1루수 양석환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양석환은 포구 후 여유 있게 1루를 밟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LG는 자멸의 절벽까지 몰렸다가 겨우 살아났다. 승리는 챙겼지만, 선발 차우찬의 4승이 날아갔고, 신정락은 세이브 기회를 놓쳤다.
아무리 LG의 골수팬이라고 해도 박수를 쳐주기에는 어려운 승부였다. 이날이 어린이 야구팬들이 모이는 '어린이날'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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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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