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는 21.57포인트(0.97%) 상승한 2241.24로 마감해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치(2011년 5월 2일 2228.96)를 단숨에 12포인트 이상 넘어섰다.
상승세는 삼성전자의 사상최고가 행진이 이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4월 이후 206만원에서 227만6000원으로 10.49% 상승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실적 개선 기대감과 자사주 소각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주가가 같은 기간 10% 넘게 올랐다. 이날 주가는 5만59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한 시총 상위 10위 안에 드는 나머지 8개 종목은 4월 들어 2일까지 평균 2.84% 하락해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신한지주와 삼성생명이 각각 3.33%, 1.84% 올랐다. 하지만 네이버(-6.32%)와 포스코(-5.50%), 현대모비스(-4.37%), 현대차(-4.13%), 삼성물산(3.92%), 한전(-3.66%)은 부진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상승률도 3%에 못 미쳤다.
시가총액 규모도 차이가 크다. 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계는 390조4329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7%를 웃돈다. 나머지 8개 종목 시총 합계는 202조9279억원에 그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은 "(쏠림 현상이)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종목을 빼면 증시가 좋은 흐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정보기술주(IT) 강세장은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만 나타나는 특성으로 글로벌 흐름과도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김일구 센터장은 "IT는 한번 사이클이 꺾이면 실적이 큰 폭으로 무너지는 경기순환업종"이라며 "IT기업들이 올해도 호실적을 잇고 있지만, 사이클의 정점이 언제인지 면밀히 분석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IT 대형주의 독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가 있어야 나머지 종목들에 대한 저평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가지 업종만 오르는 게 아쉽지만,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면 다른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도주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지수 방향성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