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IFRS' 특수에 돈 버는 증권사

2017-05-0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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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가 생명보험사 덕에 특수를 맞았다. 생보사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선 덕분이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을 증권사가 주관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신용등급 AA0)는 오는 25일 4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대표주관사로는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한다. 현대해상(AA+, AA0)도 KB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오는 26일 후순위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무디스 A1)은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5억 달러(약 56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해외 발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증권사 입장에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관은 돈 되는 장사다. 일반 무보증 사채에 비해 업무가 많고, 위험 부담도 크지만 발행액이 많고 수수료율도 높다.

실제로 전달 13일 5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은 대표주관 수수료로 발행총액 대비 0.025%를 줬다. 인수 수수료도 인수총액 대비 0.30%에 달했다. 대표주관을 맡고 총액 가운데 40%를 인수한 미래에셋대우는 이 한 건으로 약 7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비해 무보증 회사채를 비슷한 시기 발행한 하이트진로는 돈을 훨씬 덜 썼다. 대표주관 수수료는 0.01%, 인수 수수료도 0.25%에 그쳤다.

특히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한화생명, 동부화재, 현대해상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을 대표주관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다소 리스크가 있고 업무 강도도 높아 대형사가 주로 참여한다"며 "수수료율이 유리해 중소형사도 군침을 흘리지만,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 회계상 자본이 크게 줄어든다. 보험사가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만기 5년 이상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다.

흥국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미 2016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NH생명도 전달 3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찍어냈다.

후순위채는 부도 또는 파산 시 다른 채권이나 예금자 부채를 모두 청산한 후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해마다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만기가 길기 때문에 무보증 회사채에 비해 위험부담이 높다. 하지만 생보사가 발행하는 상품은 신용등급이 높아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증권사가 인수해 되팔기 쉽다.

실제 사례도 그렇다. 한화생명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5000억원 모집에 5500억원이 몰렸다. NH생명도 3000억원 모집에 8000억원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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