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선거운동 기간은 표심을 끌어오기 부족하고, 유권자들에게선 대통령 후보들의 ‘깜냥’을 검증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2일 서울 시내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TV토론회가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심경을 밝혔다.
◆ “아직 결정 못 했지만, TV토론회 보고...”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표심은 여전히 표류(漂流)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되면서 국가 지도자를 신중하게 골라야 하지만 후보를 검증하는 데 시간이 촉박한 만큼, ‘TV토론회를 통해 후보를 고르겠다’고 입을 모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대학생 김모씨(26세)는 “마음에 둔 후보가 2명 있다”며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과 토론회를 보면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고민 중이다. 오늘 있을 마지막 토론회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씨(26세) 역시 대선토론을 강조했다. “마지막 TV토론까지 보고 모든 토론 과정에서 후보들을 직접 검증하고 싶다”며 “언론에서 대서특필돼서 나오는 말 대신,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증미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최모씨(31세)는 “문재인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시원시원하게 발언하는 것을 보니 믿음이 간다”며 “지난 대선과는 달리 문재인 후보가 준비된 사람 같다”고 주장했다.
◆ 유권자 마음까지 돌린 ‘대선토론’
한편 일부 유권자들은 대선주자 토론회를 본 후 지지하는 후보가 바뀌었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TV토론회를 챙겨보고 있다고 밝힌 유모씨(40대)는 “마음속으로 생각해 둔 후보가 토론회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지지하는 후보가 바뀌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제대로 된 대통령 지도 하에 나라가 탈바꿈돼야 할 시기”라고 꼬집었다.
증미역 주변에서 만난 김모씨(50대) 역시 “원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었는데, 심상정이나 유승민 후보가 말도 잘하고 구체적으로 방안을 제시하는 것 같다”며 “남은 토론회 보고 확정할 것”이라며 표심 변화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모씨(31세)도 토론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원래는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대선에 출마해서 알게 됐다”며 “정책적으로나 내세우는 공약이 마음에 들었고, 특히 토론회에서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뽑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