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바른정당이 분당 사태와 함께 창당 100일을 맞았다.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과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의견대립 등으로 13명의 의원이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으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한편으로는 이들을 향해 '이합집산'이라는 비난여론이 일면서 보수층 결집이라는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달 28일 이은재 의원을 시작으로 전날 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의 의원들은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원서를 냈다. 당초 황영철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을 선언하면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는 간신히 유지하게 됐다.
탈당파 의원들이 밝힌 표면적 이유는 '보수정권 재창출'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은 "'보수 궤멸'을 운운하는 친북좌파·패권 세력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또 이후 총선에서의 공천 여부 등 대선 이후를 내다본 밥그릇 지키기라는 해석이 다분하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탈당파의 합류에 힘입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했던 보수층의 지지를 홍 후보가 한층 빠르게 흡수하면서 약진이 돋보이는 때다. 그러나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고 TV토론도 전날을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투표일까지 1주일간 깜깜이 선거가 진행된다.
다만 역풍도 만만치 않아 한국당이나 탈당파로선 부담이다. 전날 TV토론에서 홍 후보가 유 후보를 향해 "덕이 없어 의원들이 떨어져 나갔다"라는 등의 비아냥과 공격이 한층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세연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5월 2일과 3일 온라인 입당 당원이 1500여명에 이르러 평소의 50배 이상, 후원금 모금액은 1억3000만원에 이른다"면서 "대선을 6일 앞두고 당이 붕괴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바른정당을 붙들어 주시고, 다시 유승민 후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신 분은 다름 아닌 국민 여러분"이라고 밝혔다.
탈당 결정을 철회한 황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 직후 참으로 많은 고민과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심을 지키는 것, 소신과 신념을 지키지 못할 바에야 정치를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잘못된 거취를 바로잡는 게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