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통합 우승으로 끝난 프로농구…'10월에 다시 만나요'

2017-05-0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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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신인' 가세에도 3년 연속 관중 감소, '송년 매치'와 같은 흥행 대책 시급
현주엽 감독 선임, KBL 새 총재 물색 등 통산 2천만 관중 향해 '다시 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해 10월 22일 막을 올린 2016-2017 KCC 프로농구가 2일 안양 KGC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끝으로 7개월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사상 네 번째로 5월까지 챔피언결정전이 진행되며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특히 5월 2일에 프로농구가 끝난 것은 역대 가장 늦은 시기다. 종전 기록은 1997시즌,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의 5월 1일 종료였다.

그만큼 오랜 기간 코트에서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시즌이었다.

◇ 인삼공사 통합 우승과 삼성의 선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휩쓴 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의 통합 챔피언이 됐다.

인삼공사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골밑을 철통같이 지키고 이정현과 양희종이 외곽에서 제 몫을 다하며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5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는 정규리그 기간에 두 차례나 퇴출 위기를 겪었으나 뒤늦게 팀 적응을 마치고 선두 다툼이 치열했던 정규리그 6라운드에 맹활약, 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사익스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발목을 다쳐 2차전부터 결장해야 했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사상 초유의 챔피언결정전 기간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빼 들어 마이클 테일러로 최종 6차전을 마무리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인삼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명승부를 벌인 '농구 명가' 서울 삼성도 이번 시즌 빼놓을 수 없는 팀이다.

'철인'으로 불린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고군분투 속에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매 경기 인삼공사를 괴롭히며 팽팽히 맞섰으나 우승컵까지 품에 안지는 못했다.

다만 2008-2009시즌 준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며 '농구 명가'의 위용을 되찾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고양 오리온이나 개막에 앞서 '슈퍼 루키' 이종현을 지명한 울산 모비스는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막에 앞서 '신인 빅3'로 불린 이종현과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의 신인상 경쟁은 강상재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종현은 부상 때문에 지난해 12월에야 데뷔전을 치렀다. 출전 경기 수가 부족해 신인상 후보에 들지 못했으나 첫해 10.6점에 8리바운드의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 관중 3년 연속 감소= 하지만 관중은 3년 연속 줄어들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관중은 83만 2천293명으로 평균 3천83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93만 7천57명(평균 3천471명)에 미치지 못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관중은 2013-2014시즌 118만 388명(평균 4천372명)을 정점으로 한 뒤 계속 내림세다. 역대 정규리그 최다 관중 기록은 2011-2012시즌 119만 525명(평균 4천409명)이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올스타전까지 더한 관중은 92만 7천754명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시즌 102만 1천381명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특히 KBL은 지난 시즌인 2015-2016시즌이 예년보다 이른 9월에 개막해 관중이 줄었다고 판단, 올해 다시 정규리그 개막일을 10월로 환원했으나 관중은 더 감소했다.

KBL에서는 정규리그 5라운드까지 관중 집계 결과 유료 관중의 비율이 지난 시즌보다 17.8% 늘고 무료 관중 비율은 50.4%가 줄었다며 실제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과정,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전체적으로 식은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지속하는 관중 감소 흐름을 외면한 채 당장의 비판을 피하려는 해명에만 급급할 경우 농구가 '왕년의 스포츠'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충고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이번 시즌 호평을 얻은 12월 31일 밤 10시 경기나 올스타전 부산 개최 등과 같은 적극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오세근·주희정 등 개인 기록에서 두각= 인삼공사 오세근은 이번 시즌 걸려 있던 최우수선수(MVP) 3개를 독식했다.

시즌 도중에 열린 올스타전 MVP를 시작으로 정규리그 MVP와 플레이오프 MVP까지 모두 가져간 것이다. 이는 2007-2008시즌 김주성(동부) 이후 두 번째다.

신인 시절이던 2011-2012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오세근은 이후 부상과 재활, 대학 시절 스포츠 도박에 따른 징계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5년 만에 다시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올해 40세인 베테랑 가드 주희정은 KBL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1천 경기 출전과 스틸 1천500개를 달성했다.

정규리그 출전 경기 수는 2위가 은퇴한 추승균 KCC 감독의 738경기, 현역 선수로는 3위 김주성의 688경기가 최다일 만큼 주희정과 격차가 크다.

주희정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불혹이 넘은 다음 시즌 활약까지 기대하게 했다.

김주성도 정규리그 최종일인 3월 26일 서울 SK와 경기에서 정규리그 통산 1만 득점 고지를 밟았다.

서장훈(은퇴)의 1만3천231점, 추승균 감독의 1만 19점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1만 4점의 김주성은 다음 시즌 득점 순위 2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하다.

◇ 통산 2천만 관중 향해 다시 뛴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는 이번 시즌까지 정규리그에서만 총 1천945만 5천300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통산 2천만 관중에 54만 4천700명을 남겼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시즌 도중에 넘어서게 되는 수치다.

이미 2016-2017시즌이 끝난 뒤 창원 LG와 원주 동부는 각각 현주엽, 이상범 감독을 새로 선임하며 다음 시즌 새로운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또 이승현(오리온), 김준일, 임동섭(이상 삼성) 등이 입대해 프로농구 코트를 잠시 떠나지만 이정현, 오세근(이상 인삼공사), 문태영(삼성), 김동욱(오리온), 박찬희(전자랜드) 등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달 중에 FA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예고된다.

KBL은 2일 임시총회에서 김영기 총재의 연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김 총재는 이른 시일 내에 구단주 총재를 후임으로 확정한 뒤 물러나기로 10개 구단이 의견을 모았다.

2017-2018시즌 시작 이전에 새 총재가 KBL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변화의 시점이다.

올해 10월 14일 개막할 프로농구에 10개 구단과 KBL은 여름 내내 어떤 모습으로 준비해서 코트에 돌아올 것인지 농구 팬들의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3일부터 시작됐다.

emailid@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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