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연 초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와 한화테크윈, 셀트리온 등 43곳이다.
이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24곳(약 56%)이었고, 나머지 19곳(약 44%)은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코스피 상장사인 미원상사는 지난 2월 23일 19억2144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지난 2일 종가는 공시 전날보다 4.82% 떨어진 22만7000원이었다. 미원상사는 4월 13일에도 18억4000만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공시를 냈지만, 상승은커녕 공시 당일에도 1.30% 하락 마감했다.
미원상사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53.5% 감소했다. 동남합성은 매출액은 89.8%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89.3% 줄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연구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부양하려는 회사들 일부는 실적이 안 좋거나 상승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바닥을 다지려는 의도로 자사주 매입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매입 규모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준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함께 추진하는 상장사들은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공시를 낸 상장사 7곳 중 5곳은 공시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 4월 두 차례 공시를 통해 올해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매입 결정과 반도체 호황, 갤럭시S8 돌풍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월 자사주 246억6000만원어치를 취득해 이달 17일까지 소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 회사 주가는 공시 이후 약 2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