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 깨졌다…막판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샤이 보수·섀도 캐비닛’”

2017-05-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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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5·9 장미대선 전문가진단’에 참여한 정치전문가(총 8명)의 판세분석 결과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1강-2중-2약(5명) 대 1강-1중-3약(2명) 대 양강 구도(1명)”

본지 ‘5·9 장미대선 전문가진단’에 참여한 정치전문가(총 8명)의 판세분석 결과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은 한층 공고해졌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진보층 결집으로 문 후보 지지율은 40% 선에서 멈췄다. 문 후보에 남은 과제는 ‘내용의 승리’다. 핵심은 과반 득표율 달성이다.
양자 구도에서 이탈한 뒤 추격전을 허용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남은 승부수는 ‘샤이 안철수’(여론조사에서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안철수 지지층) 찾기다. 임기단축 개헌 등을 골자로 하는 김종인발(發) 공동개혁정부 카드는 대선판 한가운데 던져졌다. 파괴력은 미지수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세력 없이 혈혈단신으로 안 후보와 손잡았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안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 여부다. 정치적 변곡점마다 부유(浮游)층을 형성했던 ‘샤이 보수’(여론조사에서 응답하지 않는 보수 유권자)의 표심 이동에 따라 ‘양강 구도냐, 1강-2중 구도냐’가 결정된다. 세대별 투표율을 비롯해 황금기간 밥상머리 민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 안보 프레임, 섀도 캐비닛(예비내각) 발표, 각 캠프의 내부 실수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文 독주체제 확실”··· 安 자강론 붕괴

정치전문가들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양자구도가 깨진 변곡점으로 ‘TV토론회’를 꼽았다. 그간 문 후보를 향해 양자 맞짱 토론을 제안한 안 후보가 TV토론회를 통해 아마추어 자질을 보이면서 ‘기대치 역설’의 덫에 걸렸다는 얘기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은)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보여준 실망감이 최대치로 나타난 상황”이라며 “그간 지지율 상승의 매개로 작용했던 안 후보의 자강론이 무력화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안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층이 원상태로 복귀한 계기는 TV토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TV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 문 후보의 지지율 45% 돌파와 보수 단일화 등을 각각 저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점은 ‘문재인 딜레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문 후보와 중위권인 안철수·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두 배가량이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의 상수화가 고착될 경우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심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후보 측이 연일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을 외치는 이유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3일부터)인 ‘블랙아웃’ 기간 문 후보의 이탈표와 ‘샤이 보수’의 전략적 투표가 맞물릴 경우 현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문 후보로선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는 새 정치 초기 국정운영 동력과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전문가 및 정치학 교수들은 1일 종반전으로 접어든 5·9 장미 대선 판세에 대해 “양강 구도가 허물어지고 1강-1중-3약 구도에서 1강-2중-2약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일부선 洪 2위 예상··· 2040 vs 5060 투표율 변수 

1강-2중-2약 구도의 마지막 변곡점은 ‘블랙아웃’ 직전 조사다. 이 조사에서 안철수·홍준표 후보의 골든크로스 여부에 따라 샤이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깜깜이 선거 이후 홍 후보가 앞선다고 해도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과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각각 “하루 이틀 지날수록 격차가 좁아질 것”, “양자의 지지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전히 양자구도라는 주장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결선투표 없는 대선은 양자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현 여론조사는 응답하지 않는 보수층과 중도층이 많다. 결국 반문(반문재인) 심리가 작동해 안 후보에게 표가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막판 변수로는 세대별 투표율과 임기단축 개헌을 꼽았다. 박 교수는 “2040세대 대 5060세대 간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며 “김종인발 임기단축(3년) 개헌으로, 반문진영에 ‘문재인의 5년’은 못 참더라도 ‘안철수의 3년’은 참을 수 있다는 심리가 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 등 안보 프레임과 황금기간 밥상머리 민심, 각 캠프의 자책골 등도 판을 흔들 만한 변수다. 차 교수는 “북한의 도발 등이 남은 외부변수라고 한다면, 문 후보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결정적 검증과 캠프의 자책골도 변수”라고 말했다.

섀도 캐비닛 변수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홍 소장은 “후발주자 쪽에서 섀도 캐비닛을 단수가 아닌 복수로 제시한다면, 인적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평론가도 “김 전 대표를 비롯한 통합정부론자들의 적극적 합류 여부에 따라 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인 변수’를 평가 절하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늦은 데다, 세력 없이 홀로 지지 선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중적 기반이 없는 김 전 대표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김종인 효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에 앞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악수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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