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종료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공식 채널을 통해 진의를 파악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한'(horrible) 한미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미FTA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했지만, 종료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형환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양국 통상당국 간 수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한미FTA 재협상이나 종료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더 예상 밖이었다.
특히 한미FTA는 한쪽 당사국이 다른 당사국에 협정 종료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할 수 있다. 양국의 협의가 필요한 재협상과 달리 미국의 의지만으로 한미 FTA 종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정부는 미국측으로부터 한미 FTA 재협상 관련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라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취지와 배경 등 구체 사항을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한미FTA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 온 만큼, 앞으로도 동향을 예의 주시하겠다"라며 "한·미 FTA의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미국측에 설명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