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최대 수혜자죠"

2017-04-2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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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등판 5경기에서 5승 챙겨…다승 공동 1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 시즌 등판했다 하면 승리투수가 되는 LG 트윈스의 '승리요정' 류제국(34)은 100% 승률의 원인을 스트라이크존의 변화에서 찾았다.

류제국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 경기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9-0 완승을 뒷받침했다.

류제국은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안타는 단 1개만 허용했고, 삼진은 7개나 솎아냈다.

그는 시즌 5번째 선발 등판 만에 5승을 채워 제프 맨쉽(NC 다이노스),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에 만난 류제국은 "고교 시절을 통틀어 이렇게 5경기 나와서 다 이긴 것은 드문 것 같다"며 "오래 야구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류제국은 올 시즌부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최대 수혜자가 자신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재작년에는 루킹 삼진을 잡으려고 던진 공이 볼 판정을 받았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너무하다 할 정도로 좁았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걸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까 탈삼진 개수도 늘어나고 경기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구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결과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류제국의 공은 볼 끝의 변화가 심한 편이다. 예년보다 구속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 대신 볼 끝의 변화가 많은 것이 더 좋아 보인다"고 말할 정도였다.

류제국은 "무브먼트로 타자들을 잡다 보니까 볼 카운트가 불리해도 자신 있게 들어갈 수 있다"며 "어차피 쳐도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이 없어서 3볼-1스트라이크에서도 가운데 보고 자신 있게 던진다"고 소개했다.

이날 류제국의 직구는 136~140㎞에 머물렀다. 커터 역시 134~137㎞로 140㎞대를 넘기지 못했다.

주무기인인 커브는 13개로 최소화하면서도 팀 홈런 부문 1위로 최근 맹위를 떨치는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140㎞를 밑도는 류제국의 공에 SK 타자들이 힘없이 물러나는 모습에 LG 더그아웃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럴 때면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정상호와 유강남이 그 원인을 알려준다고 한다. 공이 타자가 치기 직전에 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류제국은 "오늘 경기 전 기사 댓글 중에 4승 투수 중 류제국만 평균자책점이 3점대라는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했는데, 2점대에 들어와서 정말 다행인 것 같다"고 농담도 잊지 않았다.

류제국은 이날 무실점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3.52에서 2.79로 낮췄다.

류제국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두 자릿수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소박하게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려던 그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최고 수혜자가 자신이라고 말한 것이 마음에 걸린 듯했다. 혹시라도 불이익이나 비판을 받지 않을까 고민하던 그는 이내 "그래도 그게 사실이니까"라며 웃었다.

changyong@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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