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분사해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조직 내 파운드리 사업 부서를 분리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최근 파운드리 임직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파운드리 부문의 분사 계획을 표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청주 M8 공장에서 TF팀을 가동했으며, 이들은 최근 파운드리 자회사 설립이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의 제품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의 비밀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완제품 업체인 SK하이닉스에 속한 파운드리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부문은 순위권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 대해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이라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만 해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별도로 파운드리 부문을 챙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파운드리 사업부도 내부에서 비핵심으로 밀려나 있는 것보다 분사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게 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파운드리 자회사 설립 관련) 아직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률은 올해 5.9%에서 2018년 6.1%로 0.2%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