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오르막길도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바구니에 짐도 실을 수 있어서 출퇴근용으로 적합합니다."
바야흐로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집 밖으로 나섰다. 평소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달린던 도로의 경사로 지점에 맞닥뜨리자 자연스럽게 다리에 힘을 줘 페달을 밟게 됐다. 하지만 페달을 반쯤 밟자마자 힘을 준 다리가 민망할정도로 자전거는 부드럽게 경사로를 넘어갔다. 이날 탄 자전거는 바로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탑재된 알톤스포츠의 전기자전거 '이노젠'이다.
◆ 디자인도 기능도 출퇴근 여성에 최적화… 치마 입고 오르막도 '거뜬'
이노젠을 보기 전, 전기자전거는 무거울 거라는 편견이 있어 어떻게 타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아담한 사이즈와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보자 걱정은 사라졌다. 이노젠은 26인치 휠셋에 안장도 탑튜브를 낮게 만들어 작은 체형의 여성이 타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일반 자전거 체인은 검은 기름때가 묻어나지만 이노젠은 고무벨트로 된 체인을 사용해 원피스나 긴 옷을 입고 탈 수 있어 옷차림에 대한 제약도 없는 편이다.
바구니에는 고정이 가능한 덮개가 달려 있어 방지턱이나 거친 길을 다닐때 물건이 튀어 오르는 걸 방지해 실용성이 높았다. 자전거 뒷바퀴에는 짐받이가 있지만 자전거 뒷바퀴 쪽에 무거운 모터가 달려있어 사람을 태우기 보다는 짐을 싣기 위한 용도로 부착돼 있다.
서울숲 도로를 타고 왕십리까지 나가봤다. 전기자전거를 처음 타봐서 걱정했지만 조작법이 쉬워 금방 적응했다.
손잡이를 돌려야 속도가 붙는 스쿠터와 달리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밟자 가속이 되면서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처음 페달을 밞았을 때는 체인이 단단히 붙어 무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바로 모터가 구동돼 가속이 붙으며 쉽게 운전할 수 있었다. 노트북 등 무거운 짐을 메고 있어 중심을 잡기 힘들때도 모터의 힘을 받아 균형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이노젠의 조작 방식은 페달을 살짝만 돌려도 쉽게 가속이 되는 파스(PAS) 방식과 페달링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스로틀(Throttle)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스로틀 방식은 안전을 위해 정지상태에서는 구동되지 않는다. 자전거가 5㎞/h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때 왼쪽 핸들의 계기판(LCD 디스플레이) 아래에 달린 스로틀 레버를 누르면 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계기판은 왼쪽 핸들바에 부착돼 있다. 계기판에는 현재 주행속도와 총 주행거리, 파스 단계 등이 표시되며 ‘플러스(+)’, ‘마이너스(-)’ 표시로 파스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총 1~3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숫자가 높아질 수록 전기모터의 힘이 강해진다. 주행자가 언덕길이나 흙길 등 도로 사정에 따라 파스 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
이노젠의 모터 속도는 법 규정에 맞춰 25km로 제한했다. 속도가 시속 25km를 넘어가게 되면 전기동력은 끊기게 된다.
◆ 이노젠, 삼성SDI 리튬배터리 탑재로 경량화
'전기자전거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에는 삼성SDI의 36V 9.3Ah 리튬 배터리를 채택했다. 자전거의 차제에 장착돼 있는 배터리는 열쇠를 이용해 분리가 가능하다. 한 손으로도 들 수 있는 무게인 데다가 분리한 뒤 집에서 4~5시간이면 충전이 가능해 편리하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한 후 파스 방식에서 1단으로 설정했을때 55㎏ 하중으로 70㎞ 정도의 거리를 갈 수 있다. 같은 경우 스로틀(전기모터 100%)방식으로만 주행하면 35㎞를 갈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등 장거리 주행은 무리일 수 있지만 출퇴근이나 등교에는 적합한 편이다.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려면 계기판이나 배터리 옆면에 붙어있는 하얀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노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100만원 초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이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기존의 전기자전거들은 아직 전기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금액대다. 이노젠은 전기 모터 성능은 업그레이드하고 다른 부차적인 요소들을 과감하게 없애며 합리적인 가격을 내놨다.
운동 용도로 본다면 전기자전거가 도움이 될까 싶지만, 타본 결과 운동량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페달을 밟아야 모터가 구동되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자력으로 자전거를 굴려야한다. 운동용으로 타고 싶을 때는 계기판 전원을 끄고 일반 자전거처럼 타면 되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가벼운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자전거로는 부족함이 없는 편이다.
현재 전기 자전거는 소형 오토바이로 취급돼 차도에서만 탈 수 있지만, 법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최고 속도가 시속 25km를 넘지 않고 페달을 밟았을 때만 모터가 작동하는 이노젠같은 제품은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법 개정안 소식이 들려오자 출퇴근용으로 전기자전거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전기자전거가 대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친환경성과 저비용 고효율성, 범용성 때문”이라며 “법률 시행과 함께 전기자전거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