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날 인기 선물은 예년에 비해 다소 가격대가 낮아졌다. 어린이날 선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것이 인기다.
반면에 100만 원 넘는 아동용 자동차와 수십만 원에 이르는 호텔 패키지를 찾는 부모들도 있다.
◇ 1~2만 원대 로봇 장난감 인기…작년보다 가격대 낮아져
대형마트에서는 어린이날 대표 선물인 장난감 중에서는 5만 원 미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마트에서 최근 1개월(3월 22일~4월 21일) 완구 매출 1위는 '터닝메카드W 아머피트 레드'(2만1천600원)였다.
그 외 '터닝메카드W 제트 옐로우'(2만2천400원), '터닝메카드W 디스크캐논 레드'(2만2천400원), '터닝메카드W 버키 화이트'(1만9천900원), '베이블레이드 로스트 롱기누스'(1만9천900원) 등 1~2만 원대 제품들이 매출 상위 1~5위에 올랐다.
작년 인기상품과 비교하면 가격대가 낮아졌다.
지난해 판매 1위는 '헬로카봇 K캅스'로, 정상판매가 기준 11만9천 원이었다. 작년 2~5위는 '레고 포트렉스'(13만9천 원), '레고 클레이의 블레이드전차'(5만9천900원), '터닝메카드 바벨마젠타'(1만9천200원), '터닝메카드 메가드래곤'(6만9천600)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인 카봇 시리즈가 인기였던 작년에 1~10위 평균가격은 5만6천940원이었다. 올해는 인기상품 평균가격이 5만1천650원으로 작년보다 5천 원가량 내려갔다.
롯데마트에서는 이달 판매 순위 10위 중 '터닝메카드W 버키'(1만9천900원) 등 1~2만 원대 제품이 5개 포함됐다.
어린이날 선물로 의류가 주로 판매되는 백화점에서도 올해는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이 인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성인 패션과 비슷하게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주목받는 추세"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아동 브랜드들이 인기"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캐리 마켓, 젤리 멜로, 넘버 로즈, 마틸다 NY, 아이러브 제이 등 신진디자이너 아동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곳에서 파는 티셔츠는 2만~4만원대, 점퍼는 15만원 안팎인데 일반 국내 아동 브랜드보다 30~40% 저렴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어린이날용 선물로 캐릭터 티셔츠, 운동화 등의 의류 잡화류를 찾는 고객 비중이 높으며 주로 10만원 이하의 예산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부모와 아이가 함께 패밀리룩으로 입을 수 있는 의류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100만 원 넘는 아동용 자동차·수십만원대 명품 아동 의류도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어린이날만큼은 아끼지 않고 자녀들에게 과감히 고가 선물을 안겨주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부모들이 많이 찾는 선물은 명품 브랜드 제품들이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고가 아동 의류로는 버버리칠드런의 바람막이 점퍼(40만 원), 구찌키즈의 에이스슈즈(41만 원), 펜디키즈 여아 원피스(29만 원), 몽클레르 앙팡 바람막이 점퍼(30~80만 원대) 등이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버버리칠드런의 20만 원대 카디건, 20만 원대 원피스, 10만 원대 반팔티셔츠 등이 어린이날 선물로 많이 팔린다.
몽클레어 앙팡의 40만 원대 봄 점퍼, 20만 원대 티셔츠도 인기 선물 아이템이다.
장난감 중에서도 수십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들이 있다.
롯데마트에서 이달 장난감 판매 4위인 '레고 10255 어셈블리 스퀘어'는 정상판매가가 36만9천 원이다.
100만원이 넘는 어린이 승용차도 어린이날 수요가 늘어나는 고가 선물이다.
옥션과 G마켓 등에서 판매 중인 '헤네스 유아전동차 브룬'은 90~110만 원대다.
차내에는 7인치 태블릿PC가 장착돼 스마트 시스템 전자제어 장치로 화면을 보면서 쉽게 조작할 수 있고, 블루투스 무선 리모컨으로 부모가 자동 조정할 수도 있다.
최고 시속 8㎞로 주행 가능한 전자식 5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완전히 충전하면 10~15㎞ 거리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피톤치드가 방출된다는 천연 편백나무 2층 계단침대(210만원)도 인기를 얻고 있다.
◇ 특급호텔 어린이날 패키지도 인기
어린이날을 포함한 이번 연휴에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을 찾는 가정도 적지 않다. 보통 1박 2일 일정으로 부모와 한 명의 자녀가 호텔의 어린이날 특별 숙박 패키지를 즐기려면 보통 30만 원 안팎, 많게는 50만 원대 비용이 든다.
따라서 서민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어린이날 선물'이지만, 이미 예약률이 85~90%에 이를 만큼 인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키즈 아일랜드' 패키지를 운영한다. 이용객들은 온수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에서 물놀이하며 버거와 감자튀김, 치킨 소시지 등을 맛볼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굴리굴리 프렌즈' 캐릭터 인형도 증정한다. 가격은 성인 2명, 어린이 1명 기준으로 최소 50만 원(1박 기준, 세금·봉사료 별도)에 이른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5월 2~7일 '그랜드 캠핑' 패키지(3인 28만5천 원)를 준비했다. 그랜드 객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야외에 마련된 캠핑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투숙객은 실내수영장, 체육관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어린이 고객은 기념 캐릭터 인형·실내화·마스크팩 등도 받는다.
다음 달 2~6일 운영되는 서울 웨스틴조선의 '플레이그라운드' 패키지(2인 25만 원부터) 역시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이 호텔과 호텔 근처에서 보고,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도록 짜였다. 이용객은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호텔 내 키즈 플레이존, 조선델리 파티쉐(요리사)가 참여하는 요리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더 플라자 호텔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디럭스룸 1박, 세종문화회관 공연, 애니매이션 '안녕 자두야!' 캐릭터 콘텐츠, 어린이 교실(키즈 클래스), 수영장, 덕수궁 입장관, 조식 등을 묶은 '안녕 더 플라자!' 패키지를 선보인다. 3인 기준 가격은 최소 27만 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휴에 외국인들이 참석하는 행사 등이 없어 호텔 입장에서 '비수기'였지만, 최근에는 내국인들이 연휴를 호텔에서 즐기면서 빈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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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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