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전술핵을 미국과 협의해 다시 배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하면서 공방을 계속했다.
홍 후보는 "미국 전술핵을 도입해 남북한 핵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터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술핵이 있는데 우리도 도입한 다음에 북핵이 제거될 때 (전술핵을) 같이 빼내면 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도 "우리가 북핵 공격을 막는 데 실패하면 미국은 시간이 한참 지난 뒤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한반도에 전술핵이 있으면 북한은 우리에게 핵 공격 시 반드시 핵 공격(보복)을 당한다는 두려움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에 두 후보를 겨냥, "북핵에 대비하는 우리의 기존 대책은 미국 핵우산의 보호를 받는 것, 즉 확장억제다. 미국도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는데 우리가 극구 주장해서 전술핵을 들여오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 후보는 이에 "된다, 안된다는 협상을 통해 하는 것"이라면서 "핵우산이 얼마나 찢어진 우산이냐 하면 우리가 공격받은 뒤 미국이 북핵을 공격하는 데 한참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술핵은 공포의 균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 후보는 "1991년 비핵화 선언을 자꾸 대는데 이미 그 선언은 북한 때문에 깨졌다"면서 "북핵을 지금 외교로 억제를 못 한 시간이 20년이고, 그 시간 동안 북핵 기술만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도 이후 전술핵 재배치를 놓고 유 후보와 충돌했다.
심 후보는 "NATO는 핵동맹, 한미는 비핵화 동맹인데 전술핵을 어떻게 배치한다는 것이냐"면서 "비핵화는 한미간에 대전제로 합의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우리가 미국 전략자산을 활용하는데 괌이나 오키나와 등에서 전술핵무기를 실은 미국 스텔스기가 여기 왔을 때도 모두 부정할 것이냐"면서 "확장억제는 찢어진 우산"이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가 "전술핵 배치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고 북한 핵은 전략핵인데 전술핵으로 어떻게 공포의 균형을 이야기하느냐"고 다시 논박하자, 유 후보는 "왜 실현 불가능하냐"고 맞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기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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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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