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중앙 정부가 금융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고 관련 당국이 금융 규제 강화 의지를 내보이는 상황에서 '뜨는' 기업이 몰려있는 창업판(차이네스트)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지난 24일까지 464곳의 창업판 상장사의 지난해 총 부채가 4580억5100만 위안(약 75조4227억원)에 육박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신규 상장사 27곳을 제외한 437곳 상장사의 부채는 총 4512억7500만 위안으로 전년도의 3150억6500만 위안과 비교해 무려 1362억1000만 위안(약 22조 4283억원)이 불어났다.
창업판 부채 증가율 1위에 오른 상장사는 소방 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와 관련 제품을 연구·개발(R&D)하고 생산, 판매하는 소방 솔루션업체 젠루이워넝(堅瑞沃能)이 차지했다. 지난해 부채액은 132억6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26배로 불어났다.
이 외에 반도체 생산업체인 타이지주식회사(台基股份) 부채 증가율이 497.59%에 달했고 인터넷 종합서비스업체 광화이신왕(光環新網), 희토류 발광체 제조업체인 커헝(科恒)주식회사 등 6곳 상장사의 부채가 전년대비 400% 이상 늘었다.
총 부채액이 100억 위안(약 1조6425억원)을 웃돈 기업도 7곳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다양한 분야로 문어발 확장을 시도했던 러에코(LeEco)다. 러에코의 지난해 총부채는 217억5200만 위안으로 2015년의 131억6700만 위안과 비교해 무려 85억8500만 위안이 늘었다.
2004년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으로 급부상한 러에코는 스마트TV,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했고 특히 전기차 분야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자금난에 처했다. 최근에는 미국 TV제조업체 비지오 인수가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무산됐다.
가장 높은 부채 증가율을 보인 젠루이워넝 외에 민간 오수처리 전문업체인 비수이위안(碧水源)의 부채도 100억 위안을 웃돌았다. 비수이위안의 2016년 총부채는 전년 대비 261.59% 급증한 154억7200만 위안에 달했다.
중국 기업은 물론 은행,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하는 등 금융 레버리지가 높아지고 자산거품이 커지자 중국 당국은 이에 따른 리스크 차단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금융 리스크 통제를 공개적으로 자신하고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가 잇따라 시장 관리·감독을 강화할 뜻을 천명하면서 시장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규제 우려에 이번주 첫 거래일인 24일 중국 증시는 '검은 월요일'을 맞기도 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37%, 선전성분지수는 전장대비 2.16% 주가가 떨어졌다. 창업판 지수도 1.58%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