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최태원, 글로벌 경영·대규모 투자 속도내나

2017-04-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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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지 약 6개월여 만에 혐의를 벗고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검찰 수사로 내려진 출국 금지 조치가 풀리는 즉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일본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를 겪고 있는 중국 등을 잇따라 방문,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을 수사해온 검찰은 전일 최 회장에 대해 불기소로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최 회장은 본인의 사면과 SK그룹의 면세점 사업권 재선정 등의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SK그룹은 K스포츠로부터 80억원 추가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사업 실체가 불분명하고 금액이 과하다는 이유로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실제로 자금을 건넨 롯데와 달리 최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최 회장의 무혐의 처분 소식이 알려지자 SK그룹 측은 "그간의 오해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최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최 회장은 검찰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해왔다. 검찰 수사를 비롯해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SK㈜의 LG실트론 인수, SK이노베이션의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 인수 계약 등을 체결했다.

또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대기업들이 올해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1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8200명의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출국 금지 조치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데다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등 글로벌 경영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주문량이 줄어 SK이노베이션이 중국 파트너사들과 운영하던 중국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이 지난 1월부터 중단된 것을 해결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최 회장은 출국 금지 해제 이후 글로벌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부분은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 인수전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를 위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과 경쟁 중이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 성공 시 단숨에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폭스콘은 예비입찰금액으로 3조엔(약 31조원)을 제시하는 등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제시한 금액보다 1조엔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도시바 인수 의지가 강한 데다 인수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직접 관련 사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 중국 현지 합작 공장의 경우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으로 중국 정계에 탄탄한 인맥을 보유한 최 회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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