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최근 수출이 5개월째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전 세계교역이 금융위기 이전의 본격적인 증가세를 회복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최근 세계교역 여건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2012년 이후 장기간 부진을 지속하던 세계교역은 작년 하반기 이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 증가율을 3.1%로 전망했다. 작년 2.2%보다 0.9%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내년엔 3.3%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0%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교역 증가율은 2004년 11.3%에 달했고 2006년에도 9.3%를 기록하는 등 2003∼2007년 5∼11%대를 유지했다.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이 작년보다는 늘겠지만 제약요인이 남아있어 예전처럼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교역의 회복 요인은 무엇보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성장세 확대로 경기개선에 따른 교역증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미국 경제가 2.2% 성장하고 중국은 6.5%, 일본은 1.2% 성장하는 등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돼 글로벌 투자도 그동안의 부진했던 양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자원 수출국의 수입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도 교역 회복의 원인이다.
하지만 교역증가를 제약하는 요인들도 만만찮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 중심 통상정책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더욱 강화될 소지가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관세 장벽 등의 보호무역조치가 증가하는 추세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기술격차가 줄면서 글로벌 생산분업의 교역확대 효과가 약해지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신흥국이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후 수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국 내 자급률을 높이는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며 투자와 수출을 주도했던 중국이 소비와 내수·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점도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구조적 제약요인이 지속되고 있어서 세계교역이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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