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가정간편식(HMR), 식품업계 지도 바꾼다

2017-04-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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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임이슬 기자 90606a@ajunews.com]


아주경제 이규진·박성준 기자 =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의 확산으로 HMR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줄지어 HMR 시장에 진출하면서 메뉴가 다양해지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 규모는 2조3000억원이다. 지난 2009년에만 해도 7100억원에 불과했다.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보인다. 가정식 대체식품인 HMR은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 식품이다. 소비자들이 식자재를 손질하지 않고 단순한 조리법으로 요리를 완성하는 기분을 주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실패할 확률이 적다.
HMR 시장 점유율 1위는 CJ제일제당(37.7%)이다. 오뚜기와 아워홈이 각각 27.0%, 5.0%의 점유율로 뒤따른다. 초기 가정간편식의 1세대로 꼽히는 상품은 1981년 오뚜기에서 선보인 3분 카레다. 판을 흔든 상품은 CJ제일제당이 1996년 출시한 ‘햇반’이다. 햇반의 등장으로 가정 간편식은 본격적으로 식사의 개념을 잡아갔다. 2013년 신세계이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고급화 브랜드를 선보이며 판을 키웠다.

HMR 수요가 늘면서 식품업체들은 공장을 신축하거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을 인수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 HMR 쇼핑몰인 더반찬은 2008년에 설립됐고 회원수가 26만명에 달한다. 신세계푸드는 그룹 내 유통채널인 이마트, 위드미, SSG닷컴 등은 물론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 HMR 판매에 적극적이다. 롯데푸드는 지난 1월 가정간편식 전용 평택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HMR 제품 생산능력을 50%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SPC그룹도 지난해 5월 충북 청주 종합 식재료 가공센터를 설립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HMR 시장에 진출해 육개장 사골곰탕 닭곰탕 김치찌개 등 다양한 제품을 쏟아낸다. 올해 하반기에도 한식 6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풀무원은 1인가구용 두부 및 냉동식품 등을 내놓으면서 HMR 진출에 적극적이다. 빙그레는 상반기 냉동식품으로 HMR 시장에 재도전하고 오리온은 올해 안에 경남 밀양에 HMR 공장을 설립하고 진출한 예정이다.

가정간편식은 향후 식품기업의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가정간편식 상품 대부분은 조리가 편하고 무난한 맛을 지니고 있어 한식 전파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컵반’을 통해 간편식 시장 개척에 나섰고 현재 미국, 러시아, 일본, 홍콩 등 전 세계 31개국으로 수출한다. 아워홈은 미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 15개 국가에 조미김 제품과 면류 등을 수출해 한식 입맛을 서서히 확대시키고 있다. 올해는 김치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외식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김영란법 영향에 따른 외식 소비가 위축된 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서 조사한 2016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방문 외식 지출 비용이 전년 대비 16.3%의 감소를 기록했다. 실제로 치킨집의 86%가 매출이 감소했고 평균 매출 감소율은 29.7%에 달한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외식 및 내식 소비가 줄고 HMR을 포함한 중식시장이 급성장하는 현상을 겪었다"며 "우리나라도 이처럼 외식시장의 규모가 축소되고 HMR, 테이크아웃 등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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