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주요 거시지표가 회복의 신호를 강하게 내보내고 투자자의 중국 경제 안정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올 2분기 중국 증시 전망에도 '그린라이트'가 켜졌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지난주 국태군안증권, 화태증권, 신만굉원 증권 등 23개 금융기관의 수석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올 2분기 중국 증시가 점진적 불마켓(느린 소장)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확실히 힘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설문 참여자의 60%가 2분기 중국 증시 강세장을 예상한 것이다.
59%의 응답자가 올 2분기 중국 증시 그래프는 '전고후저(前高後低)'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72%가 올 2분기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고 3400을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이 중 36%는 3500선 돌파도 예상했다.
상해증권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둔화 국면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비중이 73%에 육박했다. 지난 1분기 중국 경제가 안정을 찾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63%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답한 전문가는 전체의 18%에 그쳤으며, '가열되고 있다'고 본 전문가도 9%에 달했다.
중국 경기 회복은 상장기업 실적 개선을 의미하며 이것이 증시 강세장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상당수 상장사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중국증권보(中國證權報)의 지난 14일 보도에 따르면 13일까지 1256곳의 중국 상장사가 1분기 예상실적을 공개했고 68%에 달하는 860개 기업이 순익 증가를 점쳤다. 이 중 순익 증가율이 50%를 웃돈 기업이 453곳이며, 100%를 넘는 기업도 320곳에 달했다. 35개 상장사의 순익은 지난해 1분기의 10배를 웃돌았다.
이러한 흐름은 2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상해증권보 설문조사에 참여한 73%의 전문가가 '2분기 실적 소폭 개선'을 예상했다. 이는 1분기 58%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 5명 중 4명이 성장주보다는 대형 '우량주'에 투자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경기 회복 흐름과 각종 개혁 추진에 탄력을 받아 최근 우량주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구이저우마오타이다. 중국 전통주 바이주(白酒) 업계의 선봉장이자 황제주로 유명한 마오타이의 주가는 지난주 장중 399.88위안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5000억 위안을 돌파해 세계 1위 주류기업으로 부상했다.
16일 마감가 기준 중국 A주 시총 기준 10대 대형주는 공상은행, 페트로차이나,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시노펙, 중국평안보험, 중국인수보험, 구이저우마오타이, 초상은행 등이다.
화신망(和訊網)도 16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중국 증시 전망을 낙관했다. 중국 경기 안정은 물론 2월에 이어 3월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1%를 밑도는 수준에 그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없이 통화정책 운용이 가능해진 것을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다소 긴축으로 기울었던 통화 당국이 유동성 확대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주석 주도로 추진이 선언된 국가급 신구 슝안(雄安)신구는 물론,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경제권 조성 등 국가차원의 대형 개발사업 수혜주,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 우주·항공, 방산 종목도 주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약, 소비, 가전제품 등 종목 전망도 낙관했다. 최근 중국 첨단산업의 대세로 부상한 인공지능(AI)과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환경보호 상장사 주가도 중·장기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