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중국, 유커 북한 관광 중단시켜

2017-04-1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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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국영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베이징~평양 노선을 중단시킨 데 이어 중국 여행사들의 북한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6~7일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대북압박에 적극 동참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여행사인 중국국제여행사(CITS)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 등 중국의 대다수 여행사 사이트에서 북한 관광상품이 사라졌다고 중국신문사가 16일 전했다. 퉁청(同程)여행사 측은 북한 단체여행상품 판매를 최근 중단시켰으며 언제 다시 판매가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매체는 중국 여행사들이 단체여행과는 별개로 개별여행에 대한 접수는 아직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중국인 유커(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목적지다. 북한의 상황은 중국의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하며,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하다는 게 북한여행의 강점이다. 또한 조선족의 북한 방문 역시 상당히 잦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조치로 북한을 찾을 유커의 수가 급감하게 됐다. 이로 인해 북한은 외화벌이 수단을 또다시 한 가지 잃게 됐다.

이 밖에도 중국은 다각도로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열병식에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은 과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열병식에 고위 당국자들을 보냈었다. 긴장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군사적 도발 성격을 약하게나마 지니고 있는 열병식에 중국의 외교관이 참석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베이징에서 진행된 태양절 기념행사에는 중국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러시아의 지원도 요청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4일 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은 가능한 한 빨리 한반도 상황을 진정시키고 유관 당사국들이 대화를 재개토록 하기 위해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재에 맞춰 북한 역시 추가 핵실험 도발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 퉁지(同濟)대 한반도연구센터의 추이즈잉(崔志英) 주임은 "북한이 위험부담이 큰 핵실험 대신 열병식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예비역 소장 출신인 쉬광위(徐光裕) 중국 군축감군협회 연구원은 "열병식 자체는 북한이 자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첫발을 먼저 발사해 한반도에서 충돌을 야기했다는 책임을 떠안는 것을 싫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핵실험을 연기했을 뿐 시기를 봐서 다시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도발적 자세에서 일보 후퇴했을 뿐, 핵실험과 핵개발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2008년부터 북한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에어차이나는 17일부터 베이징~평양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에어차이나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주 3회 정기노선을 운항해 왔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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