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율조작국지정 백지화…남은 곳은 대만과 한국?

2017-04-13 11:31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 리스트에서 전격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임 100일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전에도 시장에서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최근 경제지표들과 환율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재무부의 기준에 중국이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세 및 취임 초기에 비해 누그러진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국 발언들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었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선거 공약을 깨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트럼프는 환율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 역시 지난 2월 “재무부 내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환율조작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선임연구원은 지난 2년간 중국은 오히려 약위안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 것은 중국이 더 이상 환율 조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환율조작 보고서에 과연 어떤 국가가 포함될지 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빠지면서 한국과 대만 등 다른 국가들도 목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무역상대인 중국의 배제로 지정요건 등의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 역시 12일 분석 자료를 통해 “어느 국가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명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에 강경한 어조로 경고의 메시지는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정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시장은 보호무역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면서 달러가 오히려 상승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양자 무역 적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감시 및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정도에 머물 수 있다고 HSBC는 내다봤다. 

게다가 현재 미국 기준을 기반으로 했을 때, 미국의 주요 거래 상대국 중 명백하게 환율 조작국에 해당하는 국가는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이 여전히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최근 “중국보다는 한국과 대만이 환율조작국에 가깝다”면서 특히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경우 중국보다는 한국과 대만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조작 보고서를 1년에 2회 의회에 제출한다.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 중국, 독일, 일본, 스위스, 대만 등 6개 국가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