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중동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경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반면 이집트와 유럽 등에서는 관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시리아 등 중동발 긴장감에 국제유가 배럴당 55달러 돌파 전망
국제유가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시리아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 무기 공격이 일어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최소 8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직후 미군이 응징 차원에서 시리아 부대에 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시리아는 원유를 많이 생산하지 않지만 다른 주요 산유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원유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이날은 리비아의 최대 유전인 샤라라 유전의 파이프라인이 한 그룹의 점령으로 폐쇄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 유전은 지난달 말에도 무장세력의 점령으로 파이프라인이 봉쇄됐다가 이달 초부터 공급이 재개되는 등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스웨덴 은행그룹인 SEB에 따르면 지난 4주간 전 세계 원유 재고량은 42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추세라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산유량 감산 계획과 시너지를 내면서 WTI가 배럴당 55달러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 이집트·유럽 등 잇따른 테러에 취소 관광업계 울상
시리아 사태에 이어 관광대국 이집트에서도 민간인을 겨냥한 연쇄 테러가 일어나면서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앞서 9일 이집트 북부 콥트교회들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최소 47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이집트 정부는 테러 직후 법원 영장 없이 구속 또는 가택 수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전역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콥트교는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종파로 종교 갈등의 중심에 있다. 실제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연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각각 자국민들에게 시나이 반도와 카이로 등 이집트 내 여행 즉시 철수, 여행 자제령 등을 내린 상태다.
유럽도 테러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의 최대 번화가에 트럭 돌진 테러가 일어나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유럽에 테러 공포가 고조되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일어났다. 성탄절을 앞둔 지난해 12월 20일에는 독일 베를린 시내에서 트럭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덮쳐 12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 휴양지 니스에서 트럭이 축제 현장을 덮쳐 8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럽 각국은 무장 경찰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테러 경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대부분 유럽 내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에 가입돼 있어 완전한 테러 예방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특정 민간인을 노리는 '소프트 타깃' 범죄가 늘어난 데다 트럭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구들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완전한 테러 예방이 어려워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