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 사드조율 불발, 한중갈등 장기화되나

2017-04-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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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됐던 미·중 정상회담.[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과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진행했던 양국정상회담에서 북핵과 사드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사드 갈등을 풀어낼 묘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발언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사드 불발, 갈등 장기화되나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드문제가 거론되기는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드 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한국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언론을 상대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의 브리핑에서 사드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 역시 사드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왕이 외교부장이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소개한 것이 전부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는 주요사안으로 다뤄지지 않았으며, 가시적 해법을 찾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중국의 사드 보복과 이에 따른 한·중 갈등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핵문제 양측 평행선

북핵 문제에서도 양국 정상은 구체적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양 정상은 북핵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 뜻을 같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7일 "우리는 이 사안(북핵)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공동의 해법도출에 실패했음은 물론이며,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대북압박 수준을 높일 것을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제재와 대화의 병행, 6자회담 복귀를 해법으로 고수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9일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발표자료를 통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정상이 한반도 핵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지역과 글로벌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만 설명했다. 중국 측은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무역불균형 해소 100일 플랜

두 정상은 무역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이른바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7일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100일 계획' 합의 소식을 전하며 "미·중 대화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이 계획의 목적은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적자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역문제는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적어 기대감을 드러냈다.

100일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향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왕이 부장이 "무역균형을 위해 미국이 대(對) 중국 수출품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때문에 미국이 대 중국 수출금지품목 지정을 완화하고, 중국이 미국산 첨단제품을 대거 수입하는 식으로 무역불균형을 해소해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군사안보 대화플랫폼 강화

미·중 양국은 한반도를 비롯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갈등을 관리할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성과를 냈다.

7일 미·중 정상회담 후 양제츠(楊潔篪) 중국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등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외교 안전대화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시주석의 방미에는 팡펑후이(房峰輝)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장(우리나라 합참의장 격)이 동행했으며, 외교안전대화에도 참석했다.

왕이 부장은 "군사안전에 대한 상호신뢰를 높이기 위해 군사교류를 강화하고 앞으로 설립될 연합참모부 대화기제 플랫폼을 활용키로 합의했으며 사법기구, 인터넷 안전 등 영역에서 협력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양국의 군사적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싱가포르 인근에 있던 칼빈슨 항공모함을 한반도와 가까운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동배치키로 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측은 "북한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위협이며,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칼빈슨 항모전단으로 북쪽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해군전력을 한반도 인근으로 진출시키는 배경에는 중국 봉쇄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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