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후보는 당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등 최근 6개월 간 보수진영은 격변의 세월을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황하던 보수 진영은 최종 대안으로 결국 홍 후보를 택했다.
◆ 현재 진행형인 성완종 리스트 재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 불리는 사건은 대선 정국 내내 홍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4월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자살한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지에서 홍 후보의 이름이 나온 게 발단이었다.
당시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자원외교 비리수사에서 성 전 회장까지 수사 대상을 넓혔지만 성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 전 자살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시신 수습과정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는 홍 지사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었다. 해당 메모지에는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등으로 실명과 구체적인 액수까지 기록돼 있어 신빙성을 더했다.
홍 후보는 이 사건의 1심 재판에서는 유죄, 2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고 현재 3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1심에서는 검찰의 기소 내용이 대부분 인정됐지만, 2심에서는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증인에서 배척되면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분석이다. 윤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홍 후보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2심에서는 이를 번복하면서 진술의 신뢰성을 상실했다.
홍 후보 측은 사실심인 1·2심과 달리 법률심인 3심 재판에서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 사실관계 여부를 다투는 사실심과 달리 법률적 하자 여부만 판단하는 법률심에서는 추가 증인이 나오더라도 채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2심 재판부도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홍 후보의 변명이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는 단서를 달아 향후 논란의 불씨로 남았다.
◆계속되는 막말 논란, 대통령 품위 문제로 비화···자녀 차명 계좌 의혹도
홍 후보를 둘러싼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취재진 및 정치권 동료 등을 상대로 ‘막말’을 쏟아내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 일각에서는 그의 ‘막말’이 단순 실수가 아닌 전략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슈메이킹으로 일견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대선후보라는 자리가 지니는 무게감을 고려할 때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지사는 지난 2016년 7월 도지사 사퇴 농성을 펼친 정의당 소속 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등의 폭언을 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당 대표 시절 취재진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라든가, ‘이달 내에 FTA 통과되면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는 등 수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경상남도에서 무상급식 폐지를 추진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학교에 공부하러 가지 밥 먹으러 가느냐’는 발언도 회자됐다.
홍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 종편에 출연해 진행자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보인 행태도 논란이 됐다. 홍 후보는 지난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자리에서 손석희 앵커가 3심 재판에 관해 묻자 “지금 손 박사도 재판 중 아니냐. 거꾸로 손 박사에게 방송하면 되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얘기하겠느냐”며 역공을 가했다. 또 “수없이 언론에서 한 얘기고 인터넷 찾아보면 그 얘기가 다 나온다. 그거 말고 다른 걸 물어달라”고 일방적으로 질문을 제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언론을 통해 자녀의 차명계좌 의혹도 제기됐다. 홍 후보의 장·차남은 지난 2001년 재산 공개 당시 4000여만원에서 2005년 말 1억3922만1000원으로 같은 액수가 됐다. 문제는 2006년에 각각 6500만원씩 1억3000만원이 두 사람 예금에서 동시에 빠져나간 기록이 있어, 홍 후보 부부가 자녀 예금통장을 차명으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점이다. 이는 현행법상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홍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차명계좌를 만든 일도 없고, 증여세도 전부 다 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