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증권업계]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으로 깜짝 실적을 거뒀던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가 1등 자리를 지킨 가운데 KB금융지주가 그 뒤를 바짝 쫓으며 격차를 줄인 모습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방안과 관련해 향후 충당금 추가 적립 여부에 따라 금융사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들이 대우조선 손실 등에도 불구하고 1분기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그룹은 6030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KB금융의 경우 현대증권·KB증권 합병 효과의 본격화, KB손해보험 지분 확대 등으로 향후 구조적 이익 개선 여지가 높다는 평가다.
따라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분기 실적 격차가 7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든 가운데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두 금융지주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로 선임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모두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영화 첫해를 맞은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약진을 계속하며 전년 대비 5% 늘어난 46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순이익이 3040억원으로 30%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은행권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충당금 적립으로 2460억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에 성공한 농협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1800억원 내외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순이익 4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방안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실적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채무재조정안에 대해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이 반대해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합쳐진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되면 시중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P플랜으로 갈 경우 충당금 부담액이 KEB하나은행은 4989억원, 국민은행은 2750억원, 신한은행은 1270억원, 우리은행은 429억원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다만 대우조선 관련 이슈가 정리되지 않아 아직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