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출국] 반기문, 대권 도전 왜 실패했나

2017-04-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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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석달 전 대권 도전의 꿈을 안고 귀국했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이번주께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기 위한 미국행이지만, 대선출마 선언부터 불출마 선언까지, 그가 한국 사회에 시사한 바는 크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대선 불출마 이유를 한국 정치의 병폐를 들었다. 지난달 8일 그의 고향 충북에서다.

포용적 정치체제 등 국가를 몰락시키는 다섯가지 병폐를 대중 앞에 선 자리에서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반 전 총장은 또 이날 충북경제포럼이 청주의 한 호텔에서 마련한 초청 특별강연에서 외국 학자의 견해를 인용해, 국가를 몰락시키는 다섯가지 병폐로 갈등을 조장하는 비포용적 정치와 국민에게 부담 주는 정부, 인기영합주의와 구조조정 실패, 인구 절벽 문제를 들었다.

반 전 총장은 "지도자들이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갖고,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에 적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심각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동향을 보면 러시아나 일본, 중국 전부 다 자기 중심적 정책을 많이 취하고 있다"며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단합해 우리 경제와 정치, 안보를 확실히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은 향후 계획과 관련한 한 참석자의 질문에 "전직 총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며 "한국이 가장 염원하는 통일 등 노력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선 불출마 포기선언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제가 주도해 정치결사체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결정했다”며 불출마 이유를 들어싿.
 

[사진=아주경제 DB]

독자세력화를 통해 정치결사체를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접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이 입당하기를 희망한 바 있으나, 반 전 총장이 구상했던 독자세력화를 기반으로 한 당대당 통합에는 부정적인 뜻을 시사했다.

이후 반 전 총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저와 같은 생각 가진 분들, 정치 결사체라든지 등은 같이 할 수 있다. 경선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누구하고도 할 준비가 돼있다"며 사실상 기존 정당 입당까지도 세력화를 위해 일부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존 정치 세력들이 반 전 총장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지 않은 이유는 오히려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화두 앞에서 여권에조차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 되지 못한 탓도 있다.

지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일자리 문제 등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던 그다.

독자세력화도, 기존 정당 입당 모두 좌절돼 대선 가두에 안정적으로 오를 때까지 자신을 지원해줄 세력이 마땅치 않았던 반 전 총장에게, 대선까지 약 2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대권 포기 선언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부터 그가 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권 행보 중 언론과의 관계 설정에도 실패한 그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나 논란에는 언론 앞에서 명확한 해명 대신 근거없는 의혹이라고만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반 전 총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자신의 조카와 동생이 미국에서 기소된 사안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대신 사실무근이라는 답만 반복했다.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화두 앞에서 여권에조차 매력적 영입 대상이 되지도 못했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도 적극 대처하지 못했던 그의 선택지는 '불출마' 뿐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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