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올해 근로자 월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12만원 오르는 데 그친 354만5000원으로 추산됐다. 지속된 경기 부진에 성장이 정체되며 임금상승 속도도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6일 2017년 임금상승률이 3.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 경제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소폭 하락한 2.5%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 임금총액(상용직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기준)은 342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3.8% 상승했다. 반면 물가가 반영된 실질임금상승률은 이보다 작은 2.8%였다.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은 전년 대비 1.7%포인트 낮아지며 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대규모 사업체의 정액급여가 2.7%포인트 감소한 2.3%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2010∼2015년 대규모 사업체 정액급여는 연평균 4.3% 상승한 바 있다.
1인당 노동생산성지수 증가율은 2010년 이후 일정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인당 실질 임금상승률도 큰 변동이 없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도 소득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가계 빚 부담이 실질구매력을 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이 정체되다 보니 민간소비도 둔화되고, 투자와 생산도 덩달아 부진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지난해 보다 많이 올랐고, 건설투자 증가세도 둔화할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임금 상승세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노동연구원의 진단이다.
노동연구원은 올해 노사관계, 최저임금 인상수준 등도 임금 인상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도 저성장 기조 속에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여 2012년 이전 수준인 4~5% 임금상승률을 보이긴 힘들 것"이라며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는 청년, 고령층 등이 많아지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