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경계심'과 '경각심' 사이

2017-04-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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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2~3년 전부터 모바일 앱을 통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한다기보다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케이뱅크가 공식 출범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대형 시중은행들에 반응을 물었더니 돌아온 공통된 답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슈로 떠올랐던 만큼 '긴장'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케이뱅크의 선전은 예사롭지 않다. 첫날 가입자(신규 계좌) 수가 2만명을 돌파하더니 출범 나흘째인 6일에는 10만명을 유치했다. 대출승인과 체크카드 발급도 활발하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에 많은 관심이 쏠린 영향도 있겠지만, 케이뱅크가 공들여 준비한 상품이나 구조가 고객들의 마음의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곳곳에서는 "시중은행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케이뱅크 출범일(3일)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정기 조회사에서 전달한 내용도 화제가 됐다.

윤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24시간, 365일 영업체제로 업무를 개시했다"며 "경쟁자보다 한 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계심'보다는 '경각심'에 가까운 듯하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시중은행의 대표로서 임직원들의 의욕 고취를 위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윤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기존 은행권의 경계와 초조한 심정을 대변하는 데 인용됐다.

은행은 독점적 경쟁시장에 가깝기 때문에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월급통장을 책임지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거래를 늘려가는 것이 일례다.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25년 만에 등장했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회자되는 개념인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시대에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상품 및 서비스의 유연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새 길을 열어가는 은행도, 기존 길을 변신시켜 나가는 은행도 공정한 경쟁을 펼쳐나가길 바란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시류에 따라 보다 합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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